모니터를 추가로 장만했다. 모니터 암도 함께. 그 얘기는 다른 글에서 했으므로 넘기도록 하고..
아무튼 고생 끝에 그런대로 내가 원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

첫번째 문제는 왼쪽 모니터, 즉 여기에서 언급할 AOC Q27P2C 와 모니터 암의 궁합(?)에 있었다. 알미늄으로 보강재를 제작하여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었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자 두번째 문제가 튀어나왔다. 바로 스탠드. 기존에 쓰던 스탠드는 옆쪽에 부착했었는데, 모니터가 높아지면서 공간이 부족해져서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모니터 뒤에 놓을 수 있는 스탠드가 필요했는데..
시장에서 가장 높다(길다?)는 상품(스피아노 SL-W800)을 구매했음에도, 내 모니터 위로 빛을 가져다 주질 못했다. 게다가, 모니터 암을 달아놓았더니 스탠드를 부착할 위치가 애매해져 버려서, 모니터의 중앙에 놓을 수가 없었다.
이 문제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 받침대에, 다른 용도로 쓰려고 주문 제작했던 보강재를 활용하여 임기응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결국 책상보다 대략 12cm 정도 위에 자리 잡은 셈인데, 그래도 좀 낮다는 느낌이 든다. 한 10cm 정도만 더 높았으면 좋겠구만..
헌데, 이 스탠드, 살짝 문제가 있다. 스탠드 위치를 쉽게 바꿀 수 있도록 구부러지는 재질(이걸 정확히 뭐라 부르는지.. 흔히 ‘자바라’라고들 하긴 하던데.)을 썼기 때문에, 책상이 조금이라도 떨리면 조명도 흔들린다. 어느 정도냐고? 타이핑하면 그림자가 살짝 어깨춤을 출 정도. 물론, 과장이 좀 심하게 섞이긴 했다.
이런 저런 고군분투 끝에 내 컴퓨터 환경은 수십년 만에 가장 최고 상태로 거듭날 수 있었다.
27형 모니터를 구매하기 전에 이거 저거 고르다가, 기존과 같은 회사인 알파채널(정확하겐 AOC 겠지만.)에서 하나를 택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KVM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곧 도착할(언제 오려나? 예정일은 3월 10일이었으나, 말일로 변경된 상탠데) 맥 미니와 PC 를 같이 쓰려면 KVM 이 있는게 편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를 위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다중 환경이 지원되는 것들로 바꾸기도 했었는데, 그게 별 필요없는 짓이 돼 버렸다.
헌데, KVM 을 한번도 써보지 않은 터라, 확 감이 오질 않았다. 어떻게 전환을 하는 거지? 양쪽 모두 USB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겠는데..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실험을 해봤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맥 미니와 연결해야겠으나, 아직 도착하질 않았으니, 해킨토시가 들어가 있는, 오래된 ThinkPad 로 해보기로 했다. 여기 붙어있는 USB Type C 를, 가끔 충전이나 하는 용도로 썼었는데, 어허.. 이렇게 모니터를 붙여볼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사용법은 간단하다. PC A 는 USB C 로 본체와 모니터를 연결한다. 다른 PC B 는, DP/HDMI 등으로 화면을 연결하고, USB A-B 케이블도 부착해줘야 한다.
이 모니터엔 USB 포트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적당한 곳에 USB 기기를 연결한다. 무선 키보드/마우스를 쓸 생각이므로, 로지텍 리시버를 꽂아준다.
자!
- PC A 가 켜지면, 모니터는 자동으로 그 쪽 입력신호(USB C)로 전환된다. 그리고 USB 포트는 PC A 의 허브가 된다.
- PC B 가 켜지면, 모니터는 역시 전환(DP/HDMI 등)되며, USB 포트는 PC B 를 따라간다.
알아서 연결이 되므로, 별 신경쓸 게 없다. 사실, 키보드/마우스 리시버 말고는 달리 쓸 계획이 아직은 없어서, 어떤 문제가 있을 지도 예상이 잘 안된다.
다만, 여기에 몇가지 제약이 있다.
모니터에 붙은 허브(?)는 USB 3.1 규격을 준수하지만, Type C 에 연결된 화면을 QHD 로 설정할 경우, 2.0 으로 속도가 떨어진다. QHD 모니터를 사놓고, FHD로 쓸 일은 없을테니 사실 상 2.0 으로 봐야 한다.
이건 모니터 설정에서 바꿔줘야 한다. OSD 설정에서 USB 를 2.0 으로 해야 Type C 연결 시 QHD 해상도를 볼 수 있다. (근데 이게 왜 OSD 지???)
위에서 언급한 PC B 와 모니터를 연결하는 A-B 케이블의 가치에 따라서, 절전 기능(키보드/마우스로 절전 해제)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아래에 다시 설명)
키보드/마우스로 절전 기능 해제를 원한다면, 모니터를 끄면 안된다. 모니터도 절전 기능으로 들어가게 놔둬야 한다. 모니터를 다시 켜더라도, 키보드/마우스 전원 인가는 되지 않는다.
절전에 들어간 뒤, 키보드/마우스를 움직이면 절전 해제가 된다. 이건 이 모니터가 제공하는 KVM 에서도 이상없이 잘 된다. 다만, 케이블에 따라 되지 않는게 있었다. 내가 가진 케이블 중 USB 2.0 규격의 A-B 케이블에선 실패. USB 3.1 케이블에선 성공. 허나.. 위에 언급한 첫번째 제약 때문에 USB 3.1 규격은 유명무실하게 되긴 했으나.. 아무튼 그래도 USB 3.1 용 A-B 케이블이 필요하다. (어쩌면 내가 가진 USB 2.0 케이블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마지막, 절전 해제를 원하면, 모니터를 끄지 말라! 모니터를 껐다가 다시 켠 뒤, 키보드/마우스를 건드려도 절전 해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본체 전원 단추를 누르면 당연히 다시 켜진다.
혹은, 키보드/마우스를 잘못 건드려서 켜지는게 싫다면 모니터를 꺼놓는게 오히려 해법이 될 수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