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Full Burnern

** 이글루스, 2014.03.17


전에 건담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바로 얼마 전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2009년 12월이었다. 세상에나.. 내가 나이를 많이 먹기는 먹었군. 기억이 이리 가물가물하다니..

http://nemonein.egloos.com/4617854

이 글에 나와있는 스트라이크 건담의 스티커는 아직도 붙이지 못한 채로 있다.
그리고.. 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데, 2009년에 쓴 저 글에 보면, 당시 마지막으로 구입한 것이 건담 30주년 기념작 RX-78-2 호기 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마크로스 알토기를 산 적이 있는데, 도대체 그건 언제였을까?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저 글을 쓰고 나서 샀나보다. 마크로스 알토기가 지금도 5만원은 넘는 고가인데, 그때 샀었다면 내가 그걸 언급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리하여 다시 정리해보자면, 2009년 12월 21일. 마크로스 알토기를 샀다. 쇼핑몰 몇 군데 구매기록 뒤져보니 나오는군. 웃어야 할지.
저 글을 쓰고 나서 바로 그 날 산 모양이다. 일종의 견물생심이려나?
어쨌든.. 마크로스 알토기를 조립하고 느낀 점은..
플라스틱으로 변신/합체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한 두번 정도 변형을 하면 딱딱 물려야되는 접합부가 금방 헐거워져서 더 이상의 고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모형들은, 역시나.. 초합금이 어울린다. (그 돈내고 그거 살 물리적 정신적 여유는 전혀 없지만서도~ ㅎㅎ)
살 능력은 없지만, 한 10여분 정도 만져보고는 싶다.
이것도 조립을 한 뒤, 스티커 작업까지는 몇 년이 걸렸다. 스티커를 작년 12월엔가 붙였으니..


정리해보면, 건담 30주년 기념기 다음으로 마크로스 알토기(VF-25F)를 샀다. 이게 2009년 까지 기록이다.

그리고.. 작년엔가? 아니면 2012년엔가 건담 더블오 시리즈 엑시아와 엑시아 리페어II 를 샀다. 이건 쇼핑몰에서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면, 작은 몰에서 직접 주문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2012/2013년 중에 두 개를 한꺼번에 주문했었을 것이다. 리페어는 사자마자 조립했었을테고, 리페어II 를 2013년 12월 중순 쯤 조립했다. 그리고 건담이 갑자기 보고 싶어서 건담 오리진을 보기 시작했었다.

그러던 12월 24일. 크리스마스 기념, 내 스스로에게 건담을 하나 선물했다~ ㅎㅎㅎ
그것이 FullBurnern 이란 기종이었다. 뭐라 읽는 건진 모르겠다. 어느 편에 나온 기체인지도 모르겠고..
중요한 것은 RG 등급이란 것이다. 내 생애 첫 RG.

그런데.. 올 해 초 갑자기 찾아온 그 놈의 질병(?) 때문에 몸을 가눌 수 없었다. 거의 2달을 고생했네..
그러던 어제, 드디어 조립을 해보았다.

그것이 이런 모습이다.

사진으로 보면 그럴싸해보이는데.. 팔이 완전히 꺾여서 검을 빼내는 자세를 잡을 수도 있다. 지금 껏 내가 만들어본 건담 중에서 저런 정도로 관절이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이게 다다.
이번 건담의 문제점은 역시 합체형이라는 데 있다. 합체형이기 때문에 접합부가 견고하게 고정되지 않는다.
이 제품의 경우 그 접합부가 딱 허리이기 때문에, 조금만 건드려도 허리가 쑥 빠져버린다. 그리고 비행기(?)와 머리/어깨 접합도 상당히 헐겁다. 마찬가지로 잘 빠진다.

잘 빠지기 때문에, 한 쪽 무릎을 세운다든가 하는 고난도(?)의 자세는 잡기가 어렵다. 게다가 등에 둥그런 날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중심이 뒤로 자꾸 넘어간다. 세움대(Action Base?)가 있으면 모를까, 서있는 모양으로는 오묘한 자세를 잡기가 어렵다.
발판 쪽에 무게를 주면 고정이 쉬울 것 같은데.. 뭔가 수를 내서 그렇게 자작을 하면 모를까, 그냥 조립만 해서는 고정에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이렇게 무게를 주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 같긴한데..)

그것 외에, RG 와 HG의 차이점을 들어보자면,

크기는 같다. 둘다 1/144.
RG 가 훨씬 정교하다. 손가락 관절및 세부 재현등에서 월등히 뛰어나다.
더 볼륨감과 중량감이 있다고 해야하려나? 같은 기체로 비교를 한 것이 아니라서 이 부분은 뭐라 말하기가 애매하긴 하다.
스티커도 훨씬 더 많다. HG는 스티커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RG는 MG 비슷할 정도로 많다. 많은데다, 모형이 작기 때문에 스티커가 작아져야 하고, 그 때문에 붙이기가 힘들 정도다.
결론은, RG는 가격을 지불할 만큼은 충분히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결론을 내려보자면, RG 는(RG 아니라 모든 프라모델을 통틀어) 분리/합체/변신 기체들은 웬만하면 구입하지 말자는 것. 자세 잡기가 어렵고, 견고하질 못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쓰기 시작은 했는데, 끝내기가 어려운 글이 되고 있다.

맨 처음 산 건담은, 동네 모델가게에서 그냥 집어온 것이었다. 20년이 넘은 것 같다. 오래 됐네..
그런데, 아까 우연히 찾아보니, 그 모델이 아직도 생산되고 있었다. 변형된 것이 아니라 똑같은 그 상태 그대로.
RFX-91A, f91改 건담이라는 이름인데, 지금도 2만원 초반대에서 팔리고 있다. 발매년도가 92년 12월이라고 되어 있으니, 내가 샀던 시기와 얼추 비슷한 것 같다. 아.. 신기하다. 20년 전 모델을 아직도 팔고 있다니.. (내가 만든 것은 너덜너덜 해져 있지만..)
색칠도 열심히 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세어보니 그 후로 한 10개 정도 산 거 같다. 첫 건담 이후 두번째 건담을 접하기 까지는 10년이 넘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거의 1년에 하나 정도씩 샀나보다. 뭐.. 이 정도 취미라면 낭비는 아니겠지. 게다가 거의 모두 1/144 제품들이니.

다음엔 내 첫 기체인 f91-a 를 기념하는 의미로 f91 기체를 한번 사봐야겠다. 현재 이 기종은 RG 로는 없다. 건담을 통틀어도 RG 자체가 그리 많질 않은 것 같다. 시장이 활성화가 안된 것인지, 수입을 잘 안하는 것인지.
HG 로 하나 있는데, 가격도 저렴하군..
그런데, 91년에 나온, f91 건담도 아직 팔리고 있다. 내가 산 것의 원형이 되는 모델. 1/100 로 내 것과 같은 스케일이다. 가격도 비슷하고.. 이걸 구하는 편이 뭔가 기념이 된다 할 수 있겠네.

Author: 아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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