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모니터 암을 사려고 이리 저리 고민하다가, 그나마 벽에 딱 부착할 수 있다고 해서 구매한게 바로 카멜사의 고든 모니터 암이다.
헌데 실제로 달아보니, 이 모니터 암이라는게 내가 원하는 곳에 딱 위치시키는게 불가능했다.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만든, 그리고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이 상품에도 여러가지 불편함이 많았다. 한 개를 써보니, 굳이 2개, 3개씩 지원하는 모니터 암보다는, 그냥 단일 지원 제품이 좀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싱글 마운트를 안써봤기에 이런 얘길 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운트를 사고, 기존에 쓰던 모니터와 같은 회사(알파스캔/aoc) 제품으로 하나 더 사서 달아봤는데..

이런 천인공노(?)할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왼쪽, 오른쪽 모두 높이를 최고로 올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밖에 되질 않는다. 문제는, 내가 원한 높이가 오른쪽 상태였다는데 있다.
원인은 두 모니터의 베사 마운트 위치에 있었다. 왼쪽 모니터는 가운데쯤에 자리잡고 있는 반면, 오른쪽은 하단부에 있고, 그 차이가 대략 10cm 정도. 따라서 이런 엉뚱한 결과가 나오게 돼 버렸다.
그렇다고 왼쪽 높이에 맞춰서 쓰자니, 모니터 회사에서 딸려 나온 기본 스탠드보다 더 낮아져버리기에, 굳이 비싼(!!!) 돈주고 이걸 산 이유가 무색해진다.
방법은 없을까??
일단 카멜에 전화를 해봤다. 높이가 낮은데 어찌해야 하냐?
‘방법 없습니다.’ 가 답이었다.
인터넷을 뒤졌다. 혹시 이런 경우 쓸 수 있는 보강재같은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결과는 꽝.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르지만, 내 검색 기술로는 찾질 못했다. (Chat-GPT 에 물어볼 걸 그랬나?)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왜 아버지는 아닐까?)
궁하면 통한다고, 없으면 만들기로 했다. 모니터를 지탱할 만한 판에, 각각 모니터와 암에 부착할 부품을 장착할 공간을 만든 뒤, 모니터 암에 올리면 되지 않을까? 즉, 그냥 딱 10cm 정도 올려줄 판떼기가 있으면 되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대강 이렇게 구상한 뒤, 적합한 재료를 찾았다. 금속재, 목재, 아크릴 등등을 생각했는데, 목재와 아크릴은 사실 강도에서 좀 불안했지만, 전에 제작을 해 본적이 있기에, 어떻게 주문하는지 안다는 사실(게으름!) 때문에 고려 항목에 넣었다.
그러나, 아주 작은 손놀림으로, 철판 제작을 하는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곳에서는, 위처럼 손으로 그린 개략도나 전자도면(dwg)으로 견적 의뢰를 받고 있었다. 하여, 누나에게 도면을 부탁했고, 도면과 함께 이 상황(약 5kg 정도되는 모니터를 지지할 용도)을 간략히 설명하여 업체에 이메일로 문의를 했다.
한시간도 안되어 답이 왔는데, 재질은 알루미늄 1050, 두께는 3T(3mm) 를 추천해줬다. 가격은 3만원.
바로 주문을 했고, 이틀인가? 만에 제작품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게 이거다.

바로 모니터에 붙여봤다.

모니터 베사 마운트 부분이 약간 곡면이라서, 저런 금속판을 바로 붙이기가 어려웠는데, 다행히 카멜 측에서 제공해준 사이 띄우개(Spacer)가 있어서 어려움없이 부착할 수 있었다. 나사는.. 25mm 가 딱 적당할 듯 싶었는데, 20mm 로 만족했다. 카멜 제공 볼트에는 25mm 는 없었다. 30mm 는 너무 길어서 끝까지 들어가질 않고, 20mm 은 조금 모자라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모니터 암에 부착!

오오오오!
살짝, 모니터 아래로 연결부가 보이긴 하지만, 그게 뭐 대수랴!!!

뒷모양은 이런 식.
좋군요!
판떼기 비용이 대략 3만원에, 나사(볼트)를 고정시켜줄 너트를 근처 철물점에서 천원주고 샀고, 내 노동력은 값을 매길 수 없지만! 아무튼 내가 원하는 바를 싼 값에 해결할 수 있었다.
아주 맘에 들어요~
남은 과제는, ‘과연 이게 잘 버텨줄 수 있을지..?’ 인데, 추천해주신 업체 실장님을 믿는 수밖에!
혹시나 이런게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까하여, 도면을 첨부해 놓았다.
알루미늄 가공 업체 페이지 후기에서 제가 원하는 가공을 하신 분이 계셔서 우연히 구경 왔습니다 ㅎㅎ
목적도 저랑 동일하신 것을 보고 놀랐네요.
친절하게 남겨주신 포스팅에 도움 받고 갑니다!
인터파크에서 보신 모양이군요. 😁 (갑자기, 제가 샀던 곳이 인터파크가 맞는지 확신이 안드는데.. 아무튼~)
아니면 그 업체 홈페이지가 따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샀던 곳은 오픈마켓 쇼핑몰이었습니다만.
사람 사는게 다른 듯, 비슷한 법이죠.
참고로, 모니터는 잘 고정돼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기에 어떤 변형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로보면 잘 버텨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