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해킨토시를 만들어보려다가..

작년(2022년) 가을 쯤엔가, 맥미니를 살까, 해킨토시를 새로 꾸며볼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값은 아무래도 해킨토시가 싸게 먹혔고, 단순 성능만으로 보면 당연히 맥미니보단 좋았으리라.

그랬었는데, 작년 11월쯤부터 불어닥친 허무의 바람이 온 몸을 감싸면서,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질 못했다. 그나마 첫 삽으로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긴 했는데, 다른 제품들(CPU, 메인보드, SSD 등등)은 전혀 살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다 골라서 장바구니에 넣어놓긴 했으나.. 게다가 이전 그래픽 카드도, 중고로 팔려고 두어달쯤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가, 마침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게 된 누나한테 선물로 줘버렸다. (안 팔길 잘한 셈이지!)
이 블로그도 그 즈음부터 별로 흔적이 남아 있질 않다. 그 적막감은 ‘12월31일, 12월32일‘까지 가뿐히 넘겨버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런거 있지 않나. ‘새 거 사면 그 때부터 또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 일종의 도피기제(逃避機制)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상태로 석달이 훌쩍 지나갔다. 찬바람이 막바지(맞겠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시기에, 이젠 더 미루지 말고 사야겠다고 드디어 맘을 먹었다.

그런데!!
조금은 기다리고 있었던(어쩌면 이걸 기다리는 마음이 해킨토시를 사려는 맘보다 더 컸었는지도), 맥미니(m2) 가 발매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물론 아직 국내 출시 전이긴 하다.)
그걸로 끝. 내 인생에 더 이상 새 해킨토시는 없지 않을까. (Never say never again 이긴 해도).
지금 PC 에 불만은 전혀 없다. Sata 용 전원선에 조금 문제가 있는 듯 하지만, 그것만 바꿔주면 골치를 앓을 일도 없다. (23.02.13 현재, 선은 바꿔줬고, 그 이후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PC게임은 PS4 로 전환한지 오래됐으니 관심사가 아니고, 고성능을 요하는 작업은 전혀 하질 않는다. (할 줄을 모르지.)
그러므로, 이 기계로 몇 년은 더 즐겁게 지낼 수 있을거다. 아마도.


해킨토시를.. 내 기억으로는 총 네 번 정도 설치를 했었다. 지금 쓰는 메인 보드 이전 보드에 한 번(Sierra). 그리고 여기서 High Sierra 한 번. 아니, 두 번인가??? 아무튼, 이전 보드, 이 보드까지 해서 세 번쯤? 그리고 Thinkpad 에 두 번(Mojave, Catalina). Thinkpad 에선 삽질 끝에, 그야말로 ‘코끼리 뒷걸음질 치다가..’로 성공했고, 그 이후로 그냥 그 상태로 쓰고는 있다. (사실, 설치만 하고 설정도 제대로 안해놓고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돌리고 있다.)
설치를 몇 번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거쳐간 macOS 는 모두 4개. Sierra, High Sierra, Majave, Catalina. 따라서 새 해킨토시를 설치했다면 다섯 번째가 되는게 맞긴 하다. (그게 뭐가 됐든, Big Sur 이상이었겠지.)

해킨토시는 부트로더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처음엔 Clover 를 썼고, 그러다가 Opencore 로 돌아섰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Opencore 가 좀 더 복잡하긴 해도, 훨씬 더 잘 작동하고, 견고한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게다가 훌륭한 문서가 있기 때문에, 찬찬히 읽고, 짜증내지 말고, 잘 모르는 내용은 이것 저것 찾아보면서 이해하다 보면 충분히 설치가 가능하다.
다만, 그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고, 이런 저런 컴퓨터 지식을 꽤 많이 요구한다는게 힘든 거지.
게다가, 잦은 macOS 판올림을 따라 가는 일이 생각보다 쉽질 않다. 그냥 무시하고 쓰면 되지만, 성격이 또 지랄맞아서, 뭔가 새 거가 나오면 해보고 싶어하는, 쓸데없는 모험심이 투철하기에…

내가 맥을 쓰려는 용도는 거의 한군데로 정해져 있기에, 그를 위해선 고성능은 불필요하다. 사실, 그냥 macOS 가 돌아가는 기계가 있으면 된다. 누구한테 보일 일도 없고, 나 이거 있어요~ 하고 자랑할 일도 더더욱 없다. (애시당초, 애플 상품이 어떻게 자랑질 도구가 되는걸까?? McIntosh 라면 또 몰라도.)
따라서 해킨토시면 충분하긴 한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점점 뭔가를 파고드는 일이 예전처럼 즐겁고 기쁘고 재밌지만은 않다는게 문제다. 게다가 몸도 여기저기 삐걱대기 시작하니 더더욱.

그리하여, 그냥 쉽게 가기로 했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맘 편하게.
그렇다곤 해도 ThinkTosh(?)를 그래도 가끔 쓰긴 할테니 완전히 안녕은 아니고, 게다가 아직 맥미니를 사지도 않았으니, 확실하다곤 말 못한다. (그렇지?? 당장 내일이라도 손을 뻗어 새 CPU 등등을 주문할 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킨토시 안녕.


2023.2.13

맥 미니 (m2) 를 예약 주문했다. 아마도 오늘 예약이 풀린 모양이다. 재수좋게 오늘 알게 되어, 무리없이 주문할 수 있었다. 늦어지면 예약이 안될 수도 있다곤 하는데.. 설마 그 정도일까?

가격 검색을 해보니.. 최대 10% 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쿠팡이 몇몇 특정 카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10% 할인을 해주는데, 다만, 와우 회원 가입이 필수였다. 한 달 무료라곤 하지만.. 잘 쓰지도 않는거 괜히 가입하기가 그래서 일단은 보류.
11번가에선 그런거 없이 그냥 10% 할인가에 팔고 있었다. 그래, 여기면 되겠네.. 했다가!
검색엔진을 바꿔서 다시 찾아보았다. 그래서 걸린게 네이버 쇼핑. 여기는 가격은 80만원 초반대로 비싼데, 포인트를 합하면, 10% 보다는 조금 더 저렴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시 한발자국 더.

그 결과 걸린게 SSG. 기본 할인도 되지만, 검색을 끼고 들어가면 제휴할인을 받아 조금 더 싸지고, 현재 시행 중인 카드 행사로 인해 또 조금 할인(청구할인)이 된다. 그 결과, 적어도 내 선에서 구할 수 있는 최저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한 몇 분 고민하다가, 그냥 주문해버렸다.
맥은.. 그래도 한 10년은 쓸 수 있지 않으려나? 찾아보니 대체로 10년쯤 지원이 되는 분위기라고는 하는데.. 연결한 글에도 있듯, 문제는 SSD 일 수 있다. 이게 수명이 보증기간이 5년 정도이니만큼. 근데, 이거 SSD 교환은 되나?? 요즘 맥들은 이런게 불가능하다고 듣긴 했는데.. (나중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Author: 아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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