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사전에서 찾다가, 유의어로 ‘객려’라는 단어가 있음을 보게 됐다. 객려?? 지금까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물론, 잊어버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客旅 는 한국어사전, 일본어사전(かくりょ)에 모두 수록돼 있다. 한/일 사전 모두 ‘여행’의 뜻과 ‘여행하는 사람’, 즉 여객(旅客)의 뜻을 풀고 있다. 반면, 중국어로는 ‘숙박인’의 뜻만 나와있다.
그런데.. 이렇게 한/일 사전에 올라와있고, 한국어에선 어원이나 옛 문헌 기록이 나와있지 않은 경우, 왠지 이런 단어는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가 아닐까하는 의문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사전 뜻 풀이가 똑같다는 데서도 이런 내 추측에 신빙성을 더 뿌려주는 듯 한데..
어느 책에서 읽기로는, 한국어 사전의 상당 부분, 일본어 사전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했다. 조선시대엔 사전이 없었고, 우리가 사전이란 걸 제대로 만든지 백년도 되지 않았으니.. 나라 잃은 설움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는가!
뭐, 원래 객려가 우리말이고 일본으로 건너갔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