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 전쟁, 시즌 4, 14회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보던 중, 아소카가 신분 위장(?)을 하며 한 말이다. I’m his.. 후 살짝 머뭇거리길래, 당연히 fiancé(아래에 장황한 설명이 있지만, fiancée 라 써야 맞다. 처음에 fiancé 라 쓸 때만 해도 둘 차이를 몰랐다.) 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단어 때문에 되돌려보고, 자막도 영어로 바꿔 정확한 철자를 확인해봤다.
betrothed. 과거분사형이지만, 사전엔 ‘명사‘로 올라있다. 물론, 형용사로도 쓰인다고는 한다.
뜻은 약혼자, 약혼한 상태인데, 이게 그다지 많이 쓰이는 표현은 아닌가보다. 사전엔 주로 old 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또는 formal. 한국 사전(동아출판)에는 ‘예스러운’ 이란 설명이 붙어있다.
그런데 왜, 나이 어린 아소카가 이런 표현을??
스타워즈가 좀 그런 표현을 많이 쓰는 모양인지? 무식한 나로선 알 수가 없다.
betroth 를 보면, be 는 타동사를 만들기위한 접두어이고, troth 는 truth 에서 왔다고 한다. 즉, 풀어쓰자면 진실된 상대라고나 할까. (물론.. 실제로 약/결혼한 사람들이 정말로 진실된 관계일지는..)
또한, troth 라는 단어도 truth 와 비슷한 뜻이 있다. 진실, 성실, 충실, 충성. 그리고 약혼/결혼 서약 등등을 의미한다. 중세 영어에서는 truth 의 변형된 형태였다가, 현대에는 아예 독립된 단어가 된 모양이다. 다만, 이 단어 역시 조금 예전 느낌이라거나, 예의를 갖춘 표현에 주로 쓰인다고 한다.
그럼, 그냥 약혼자는 영어로 뭐라 하나?
흔히 ‘피앙세’로 알고 있는 이 단어는 프랑스어다. 영어로는 betrothed 가 쓰이다가, 19세기 중반에 들어온 fiancé/fiancée 가 자국어를 밀어낸 모양이다. 뭐.. 우리나라에선 이런 일이 이제 보편화됐으니(굴러온 돌이 박힌돌을 빼내는.. 아니, 아예 그냥 굴러온돌이 박힌돌이 돼 버리는) 신기한 일도 아니다.
헌데.. 오늘에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한국말로 표현하면 그냥 모두 ‘피앙세’인데, 영어/불어로 쓸 땐 철자가 달라진다.
- fiancé : 여성이 남성 약혼자를 지칭할 때 쓰는 표현
- fiancée : 남성이 여성 약혼자를 지칭할 때 쓰는 표현
그런데, Cambridge 사전에 보니, 미국에선 그냥 fiancé 로 남/녀 모두에게 통일(?)한 느낌이다.
UK 쪽에선 ‘the man’ 이라고 썼지만, American 쪽에선 ‘a person’ 이라 해놨다. 그리고 예문은 또 fiancée 를 들어놨는데.. 사실 발음은 /ˌfiɑnˈseɪ/ 로 똑같기에 헷갈릴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