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날이 왔다. 살아만 있으면, 이 날은 반드시 온다.
금방 왔다는 느낌도 들고, 꽤 오래 걸린 듯도 하고..
낮부터 또다시 미친놈처럼 노래 2개를 연달아 듣고 있다. 처음 몇번을 들었을 땐, 이거 꼭 이래야하나.. 했었는데, 또 금방 익숙해져버려, 이젠 반복되는 스케일과 리듬에 몸을 완전히 던지고 있다.
자… 무슨 얘기로 올해를 마쳐볼까.
일단은 음악 얘기.
올해 음악을 듣지 않았다곤 할 수 없는데, 대문 갈아끼우는데는 정말이지 소홀했다. Pat Metheny: Road to the Sun 을 올린게 4월 27일이라 돼 있으니.. 반년도 훨씬 넘었는데..
그동안 스쳐간 음악이 꽤 많았거늘, 그걸 하나도 올리지 않았었다니. 가장 최근으로는 Larry Carlton & Paul Brown 도 있었고, Lee Ritenour 도 오랜만에 들어볼 수 있었다. 내겐 큰 의미가 되는 Paris Match 도 12집으로 돌아와줬고, Robben Ford, Terence Blanchard 등 내 귀를 즐겁게 해준 분들이 많았건만..
대문에 올리지 못했던 이유는, 내 게으름 때문이리라.
(굳이 더 이유를 따져보자면, 어느 하나 심금을 후벼파진 못했다고도 할 순 있겠지만.. 그건 늙어서(?) 감정이 메말라 그랬을 뿐.)
내년엔, 좀 더 부지런 해질 수 있기를.
1년간을 돌아보고자, 블로그를 쭉 살펴보고 있다. 1월에 FF15 를 샀었구나. 물론, 아직 하지 못했다. 게다가 봄쯤에 PS4 를 구매하는 바람에.. PC 판 게임은 잘 하게되질 않네.
2월엔 Prime Video 에서 Absentia 를 봤다. 웬만하면 끝까지 보는 편인데, 시즌 2까지만 보고 세번째 얘기는 그냥 책장을 휘리릭 넘기듯, 본 셈치고 말았다. 시즌 1은 그런대로 재밌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냥 그저 그런 얘기. Prime Video 에 있는 내용물들이 대부분 이렇다. 재미있게 본 건 두 개쯤? Night Manager 와.. 그 아저씨 나오는 시리즈.
3월까진 Python 행진을 잘 이어나갔다. Beyond the Basic Stuff with Python 도 끝까지 무시히 읽어가며 괜찮았었는데.. 그 뒤에 고른 책이 조금 난이도가 있던 지라, 언덕을 넘지 못하고 중간에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아! 3월에 Titans 를 보기 시작했었군! 12월인 지금, 시즌 3도 마치고, 벌써부터 내년에 나올 4를 기다리고 있는 중. 확실히 나는 배트맨파야.
4월엔 드디어 Marvel 시리즈로 넘어갔네. 데어데블을 시작으로 제시카 존스까지 봤는데, 이게 11월까지 왔었네. 12월 들어서는 타이탄즈와 위쳐를 보느라 나머지 시리즈(루크 케이즈, 아이언 피스트)를 시작하지 못했다. 어제부터야 겨우 루크 1편을 봤으니.. 봄이 올 때까진 뉴욕을 벗어나지 못하려나.
그리고 아직까진 Python 행적이 보인다.
5월은 쓴 글이 꽤 되는데.. OpenRTSP 와 씨름을 하기도 했다. 시간 여행자 시리즈도 시작했다. 나름 괜찮았는데, 끝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아무튼 그래서 데어데블/제시카 존스 보는데 오래걸렸었구나..
5월 10일에 기타줄을 갈았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 기타줄에 5월 거라고..? 오래도 썼네. 조만간 바꿔줘야 겠다.
아! 그리고 건담! 꽤 오랜만에 만든 거였는데, 그게 5월이었다니. 물론, 아직 스티커는 붙이지 못한 상태다. 이것도 조만간 마무리..
체인링크 분리하다가 정신줄 놔버릴 뻔한 기억도 아직 생생. 그 덕에 도구를 사긴 했는데.. (그거 어디다 놔뒀더라?)
6월엔 컴퓨터에서 불이 번쩍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HDD 는 무사했는데.. 저거 지금 계속 쓰고 있나..? 바꿨는지 아닌지 가물가물하네. 아마도 정기 백업을 하게끔 돌려놓고 그냥 쓰고 있는 듯은 한데.. 그 내용이 이건가보다.
근데.. PS4 언제 샀지? 6월까지도 얘기가 없는데..?
7월엔.. 아직도 살아 숨쉬는 IE 를 만나볼 수 있었다. IE 를 만난 건 아니고, 그 추종자를 만났다고 해야하려나. 지겹다 이젠, 정말로. 아직도 이런 류 사이트에 접속하면(리눅스나 macOS 에서), 데스크탑을 인식못하고 무조건 Mobile 화면으로 보여주곤 한다. kbsn 은 여전하네.
대만 귀신드라마(?)를 본 게 7월이었군. 이른바 납량특집이었을까. 나름 재밌었는데, 미래상점은 후속편이 나와주려나. 반교도 아마 이때쯤 봤겠지. (엊그제 드디어 게임을 사긴 했는데..)
** 현재 시각 22:04. 은행 거래로 찾아보니 PS4 를 구매한 건 5월 말이다. PS4 Pro, 그것도 나름 최신 기종으로. 허나 중고로 19.5만. 당시엔 꽤 싼 가격이었는데.. 지금 시세는 모르겠네.
8월엔.. 왠지 갑자기 Que Sera Sera 가 끌렸었나보다. 유명한 곡이지만, Miller 형님 연주가 더더욱 사람을 끌어당겼지.
더운 여름에도 꽃삽질은 멈추지 않았음을 다시 확인했고..
9월. 생각나는게, 결국 September(Earth Wind & Fire) 를 못들었었다. 차일 피일 미루다가(별 걸 다 미뤄..), 결국. 10월엔 마지막 날, 정말 어거지로 When October goes 를 들은 후, 11월, 거의 시작하자마자 November rain 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 그래, 좀 이따가 12월 32일이 되면, 못들었던 노래들을 쭉 한번 들어봐야겠다.
9월달엔 좀 새로운 작업에 눈을 떠보기도 했었는데.. 그 때 만든 스크립트, 애용 중이다.
지금 이 글을 쓰다가 qimgv 를 언급한 포스트를 보고, 당시엔 설치하지 못했던 아픔을 당당히 뒤로 하고 현재 꾸러미로 만들고 있는 중(물론 Arch에서.)이다. 그래, 난 이제 Archery 야!! (물론, 이런 표현을 다른 사람들도 쓰진 않겠지만..) 난 아마도 한동안은 ArchLinux 에 전념하게 될 듯. (qimgv 맘에 든다! 정말 빠르네!)
10월. 정말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었지. 또 오래간만에 용산에도 갔었고. 몇십년동안 수없이 갔던 용산이지만, 살짝 옆동네긴 해도 처음 가본 순대국집, 기가 막히게 찾아낸 맛집!
몇년 동안 무탈하게 써오던 ThinkPad 화면이 돌아가버리셔서 10여만원 주고 고쳤었고, 또 LibreOffice 를 FlatPak 으로 바꾸기도 했지. QT 판이 나와주면 모를까, 당분간은 그냥 FlatPak 판을 쓰는게 속편한 선택일 듯.
허허.. 11월엔 또 글이 늘어났네. 왜냐? 하드웨어를 건드렸기 때문이지. 정말 또 오래간만에 macOS(물론 Hacked!) 설치를 해봤다. 첫 경험보다는 조금 더 어렵게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겠고.. 그동안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OpenCore 로 바꾸는데 드디어 성공을 했다. 뭐.. 해킨토시는 여기까지가 아닐런지. 다음엔 그냥 macMini 를 하나 사련다.
디즈니가 출시된 때도 11월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인데, 스타워즈 여러 시리즈들을 한군데서 몰아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만족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적어도 1년간은 볼거리가 꽉 차있다.
또, 디즈니 자막 설정법을 정리해놨더니, 그 때문에 유입이 늘어서 하루 1000명을 넘긴 적도 있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지. 지금도 꽤 오긴 하지만, 뭐 그 정도까진.
그리고.. ThinkPad 에 macOS 를 설치하다가, 이젠 사용하지 않는(할 수도 없는) Kubuntu 19.10 판이 설치돼 있는 걸 보게 됐고, 여기에 새로 뭘 설치해야할까? 라는 고민이, 결국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환경인 ArchLinux 에까지 오게끔 만들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Kubuntu 를 지우고 OpenSuse Tumbleweed 를 설치했는데, 이게 refind 와 약간 문제가 있었다. 못쓴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덤덤히 쓰기도 애매한 상황. 그러다가 대안으로 겁없이 도전한게 바로 ArchLinux 였고, KDE Neon 에 익숙해있던 내 생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마지막 12월. 올해 중 월별 글이 제일 많아보인다. 물론, ArchLinux 덕이다. pipewire 로 시작된 골머리 앓이는, 기타 등등, 우분투 등에선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다시 말하면, 배포판에서 친절히 막아주고 다리를 놓아주었던) 문제로 번져서, 그야말로 한동안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터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리고 또 그 흔적들을 남기느라 글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공부는 충분히 한 셈이지.
뭐.. 짧은 시간동안 1년을 돌아보니, 올해도 리눅스와 사랑에 빠졌었네.
다행히도, 나나 우리 식구들 모두 건강엔 큰 문제가 없었다. 여기 저기 삐끗하긴 했어도, 큰 병원 신세를 지진 않았다는게 고맙다. 내년에도 이 기조(?)는 이어갈 수 있기를.
2020년엔 몇가지 작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올핸 다행히 딱히 생각나는 일이 없다. 지난 여름, 누군가 차를 긁고 지나간 일이 있긴 했는데.. 너무 늦게 발견해서 범인 색출에는 실패했다. 뭐.. 낡은 차니까 그냥 저냥 망가지지만 않길 바라는 맘.
그래. 벌써 오래된 앨범이긴 하지만, 2022 시작으로 봄빛을 걸자. 그때 당연히 걸었어야 하는데, C. Disease 가 창궐하는 통에 그냥 넘어가버렸다. 시점을 그 때로 되돌려, 다시 시작하자. 형님들도 다시 기운 내시고, 2022, 또 다른 음악을 들려주시길 기대합니다. ^^
아까 두곡을 계속 들으며 걷다가, 문득, 언젠가 이 두 곡을 연주해보고픈 맘이 들었다. C. Disease 덕에 기타를 안은 시간이 많이 늘어나서, 그래도 예전보다는 괜찮은 손놀림이 되긴 했는데, 뭐 아주 못 꿀 꿈은 아닌거지. 또, 그냥 연주가 아니라 두 곡을 적절히 섞은 편곡.
내년엔 꼭, 찜해놨던 학원에도 한번 가보고..
아! 게임!
PS3 이후, 한 8년쯤 만에 다시 게임기를 샀다. PS3 는 사고 나서, 여러가지 이유로 딱 하나만 해봤던 거 같은데, 그게 FF13 이었다. PS4 로는 벌써 여러개 끝을 봤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게임은.. 우습게도 Days Gone.
이걸로는 글을 쓰지 않았는데, 역시 게으름 탓.
별로 좋아하지 않는 좀비물이었는데도, 꽤 재미있게 했고, 무엇보다, 한 20여년 만에 게임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었다. 그만큼 전개가 잘 짜여졌다고 할 수도 있겠고, 얘기가 직선이고 딱히 꼬이고 비밀이고 할 게 없었기에, 내용을 거의 읽지 않고 넘기는 나로서도 자연스레 몰입할 수 있었다.
거의 끝쯤에 있는 좀비떼(Hordes?)와 사투를 벌이는 대목은 백미랄까. 잘하는 놈들은 쉽게 깼겠지만, 난 그러질 못해서, 어쨌든 들락날락하며 간신히 모두 소탕할 순 있었다.
게임에 몰입해있던 동안, 길거리를 다니다가 개풀(?)을 보면 뜯어야겠다는 충동이 일기도.. (아아아아!!)
2020년 글을 보니, ‘늙지 말자’가 소망이었더라. 과연 소망대로 됐을까? 글쎄.. 몸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정신만은. 그래도 끊임없이 뭔가 찾고, 구하고, 두드리고 있으니 노화에 맞서고 있다곤 할 수 있겠지. 이 분위기 그대로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기를.
23:52. 이제 마지막 회전. 12월31일이 끝나고, 12월32일이 마지막으로 등판하면 올해도 끝. 고마웠어, 2021.
내년엔 좀 더, 좀 더. (좀 더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