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벌써 2년 반쯤 보고 있다. 오래보고 있네.. 하긴, 이젠 생활의 일부가 됐고, 하루에 한두편 보는게 낙이 돼 버렸다. 아.. 재미없는 인생이여.
그 덕에 정말 독서량이 확 줄어버렸다. 습관처럼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오긴 하지만, 그대로 다시 반납하길 벌써 몇 주째.
뭐 그건 그저 핑계고.
하고 싶은 얘기는 뭔고 하니.
카우보이 비밥을 봐야지… 한게 30년이다. 이게 1999년도 작품이고, 내가 안건 2000년대 초반이었으니(이거 CD 도 듣고 했었는데..), 정확하게 30년이 지났다.
그 무수한 세월 동안, 여러 번 시도를 했고, 그리하여 1화만 몇 번을 다시 봤었다.
Remaster, Blueray 등등, 뭔가 새로운 파일이 나왔다고 하면, 습관처럼 받아놓고, 늘 다음을 기약했었는데..
결국, 2021년 10월까지, 난 카우보이 비밥을 보질 않았었다.
일부러 피한게 아니고, 그냥. (다른 거 볼 게 너무 많기도 했고, 볼 생각이었으면 그 때 봤었어야지.)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카우보이 비밥이 서비스된 순간, 30년동안 품고 있던 ToDo 리스트에 ‘완료’라고 줄을 그을 수 있었다.
또 한가지.
‘클론 전쟁’도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이건 파일을 제대로 구하진 못했다는 거. (하긴 이게 볼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긴 하다.)
어쨌든, 봐야지, 봐야지 하고 맘 속에 고이 간직(?)해놨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못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청한 디즈니 플러스에 있는 걸 보곤, ‘아~ 이거부터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영화판으로 시작은 했는데, 워낙 대작이라 끝까지 다 볼 수 있을진 좀 의문스럽긴 하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30년 묵은 한(?)을 풀 수 있게 된 건, 아마도 ‘편의성‘ 때문이 아닐런지.
이 편리함을 추구하고자, 나도 꽤 여러가지로 노력을 했다. 서버를 구축하기도 했고, 동영상 재생을 보다 쉽게 해보려고 이런 저런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넷플릭스 바로 전까지는, 서버를 듀얼부팅으로, KDE Neon 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 재생기를 만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고 뭘 많이 봤냐면, 그게 또 그렇질 못했다. 큰 번거로움없이 파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놨음에도, 그게 잘 손이 가게 되질 않더라.. 이 말.
조금 다른 얘기지만, 리눅스로 인한 한계도 살짝 있었다.
어쨌든, 영상을 보기 위해 PC 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게 웬지 모를 귀찮음이 있었던 듯 하다.
그런데, 그 모든 귀찮음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사라져버렸다. 물론, 여기엔 크롬캐스트가 아주 큰 몫을 담당했다. 크롬캐스트3 도 불만이 전혀 없었고, 크롬캐스트4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였달까.
게다가 크롬캐스트4 에 nPlayer 를 설치하면, 기존 파일들도 재생할 수 있기에, 서버를 듀얼로 돌리고 하는 귀찮음까지 모두 사라져버렸다.
또, 물량 공세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내가 보고 싶었던 영상물을 (물론 대부분 불법이지만..) 어떻게든 긁어모은다해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DB 와는 상대가 되질 않는다. 내 취향에 맞는 영상이 적다고 해도, 그 수많은 창작물 속에 볼거리가 없을 수가 없다. 게다가, 그야말로 손가락만 까딱하면 볼 수 있는 상황이니…
아마도 예전같은 방식이었다면 위처도 아직까지 안보고 있었을 게 뻔하다.
며칠 전 만난 친구가, 아직도 ‘왕좌의 게임’을 안봤냐며 나보고 꼭 보라고 했다.
지금 보고 있는 것도 많아서, 그거 다 끝나면.. 이라고 생각하다가, 내 머릿 속에 ‘그거 어디서 서비스 하지?’ 라는 의문이 떠올랐고, 내 스스로 그것에 놀라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받아야 하나.. 이런 걱정을 했을텐데 말이지.
(찾아보니 Wavve 에 있더라. 3개월 무료라는데? ㅎㅎㅎ)
조금 전, 생각해봤다.
예전, 비디오 빌리러 다니던 시절.
한 달에 과연 몇 편이나 봤으려나.
비디오 가게엘 가봐야 일주일에 한 두번. 한 달이면 한.. 대여섯번 정도?
그 때랑 지금이랑 물가를 비교해야 하므로, ‘비용’을 논하긴 어렵지만, 한편 대여료가 2000원 정도 했었던 거 같은데, 5편만 해도 만원이고, 현재 디즈니 플러스가 딱 만원(9900원)이다. 그렇게 따지면, 스트리밍이 비디오 빌리는 거에 비해 엄청나게 싼 편이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음악은 아직까진 스트리밍에 넘기긴 싫어. 내 음악 취향이 대중과는 떨어져 있기에 더더욱 그럴테지만.
(이게 이 글 주제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