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上同), 좌동(左同).. 또는 우동(右同)

굳이 이런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래도 눈에 밟히니 적어두는게 시원할 듯.

우선, 어딘가(?)에서 옮겨온 다음 표를 보고..

대진KBSN스포츠네이버 스포츠
준결승17/18(일) 오전 6시 녹화중계7/17(토) 밤 8시 30분 생중계
준결승27/17(토) 밤 10시 30분 생중계상동
결승전7/18(일) 밤 12시 녹화중계7/18(일) 밤 9시 생중계

중계방송을 알리는 간단한 표. 일목요연하니 보기도 편하다. 케이블 방송(KBSN 스포츠)에서 생중계를 해주면 더 좋겠지만, 더 시청률이 나오는 종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준결승 중 먼저하는 경기는 녹화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네이버 스포츠(인터넷)로는 생중계로 볼 수가 있다.
어차피 대부분 인터넷을 보니 내겐 큰 무리는 없는데..

문제는 ‘상동’에 있다.
두번째 준결승 경기는 7월 17일 밤 10:30 에 TV 로 생중계가 된다. 그런데, 네이버 스포츠 항목엔 ‘상동’이라고 써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상동은 上同이 되어, 7월 17일 밤 8:30 에 생중계가 된다는 뜻이 된다. 허나 이 시간엔 준결승 1 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데..

글쓴이가 원하는 바는, TV 와 동시에 중계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네이버 스포츠도 7월 17일 밤 10:30 에 중계된다고 말하고 싶은거다.
그렇다면 이건 상동이 아니라 ‘좌동’이라 써야 한다. 위에 있는 내용과 같다가 아니고, 왼쪽(左)과 같다는 뜻이다.
글쓴이가 한자를 공부했고, 상동이 上同임을 알았다면, 저런 식으로 표기를 하지는 않았으리라.


90년대 들어, 대한민국은 한자를 과감히 포기해버렸다. 아마도 IT 로 가는데 한자가 많이 거추장스러웠던 듯. 아직까지 한자를 쓰고 있었다면, 여러면에서 꽤 불편함을 느꼈으리라는 건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된다.
내 기억으로는 한겨레신문이 최초로 한글전용, 그리고 가로쓰기로 표기를 하기 시작했고.. 지금 찾아보니 조선일보는 적어도 98년까지도 세로쓰기를 한 모양이다. 90년대 중반쯤엔 모두 가로쓰기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기억이 잘못됐었군. 아무튼, 적어도 2000년대 들어서는 모든 언론에서 한자가 사라져버렸다. 아주 가끔, 의미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나 뭔가 강조를 하고 싶을 때 살짝 앙념치듯 넣을 뿐.

하지만, 그래도 한자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뜻은 알지 못한채 음(결국 한글이 되겠지만)으로만 표기를 하다보니, 글을 쓰고, 이해하는데 있어 가벼움은 점점 더 더해지는 듯하다.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오로지 소리로만 단어를 판별해야 하니, 결제인지 결재인지 이젠 제대로 구분해서 쓰는 이가 오히려 더 드문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래도 사람들은, 게다가 많이 배운 이들이 더더욱 힘주어 말한다.
뜻만 통하면 된다고.

저런 거 따진다고 누가 돈주지 않는다. 뜻만 대충 통하고, 한걸음이라도 앞서 달리는게 이 시대가 원하는, ‘시대정신‘인가보다.

Author: 아무도안

안녕하세요. 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