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청소, 체인링크 분리.. 그리고 정신건강.

토요일,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나간 건 좋은데.. 한 3km 쯤 탔을까? 농지 사이 길(시멘트)을 지나는데, 배수 작업을 하고 있던 논에서 터져나온(?) 물로 인해 도로가 물에 잠겨 있었다.
거기서 돌아갔어야 하는건데..

그대로 살살 통과.
그러나 거기는 약과였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이런 곳을 두군데나 더 지나쳐야 했는데, 그 결과..

아 자증나! 자장면?!
누가 보면 산이라도 탄 줄 알겠어.

자전거 청소한지 꽤 됐으니 청소하라는 그런 의미로 좋게 받아들이면 좋겠으나.. 어디 사람 맘이 그런가.


청소를 하려면 먼저 체인을 분리해야 한다. 링크가 붙어 있으니 이걸 빼면 되는데.. 몇 년전 사고(?)가 났을 때, 어두운 길거리에서도 맨손(장갑은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빼냈던 링크가 도무지 떨어지질 않는다.

또 한가지. 우리네는 ‘체인 링크’라고 부르지만, 영어권에선 이런 용어는 쓰지 않는 모양이다. cyclingtips.com 은 호주에 있는 듯 한데, 글쓴이가 이 제품을 지칭한 단어들만 해도 여러 개다.

Chain quick links, connecting links, missing links, master links – whatever you call them, they’re fast becoming the common way to join a chain.

체인 링크는 없고, Chain quick links 는 있다. 게다가 단수가 아니고 복수다. 왜 복수일까? 아마도 한 쌍으로 돼 있기에 그런게 아닐까.

목욕탕에 자전거를 끌어다 놓고, 체인과 씨름하길 10여분. 도저히 힘으론 안될 듯 하여, 기름 묻은 장갑을 벗고 링크에 기름칠을 한 뒤, 지x x랄을 해서 겨우 빼내긴 했다. 링크가 먼저 빠질까, 내 정신줄이 먼저 빠질까 걱정이 될 무렵, 마침 링크가 먼저 빠져버렸다. (육신 건강을 위해 탔던 자전거가, 이렇게 정신건강에 위협이 될 줄이야.)
예전에 링크가 이미 있는 줄 모르고, 중간을 또 잘라서 링크를 하나 더 끼웠던 적이 있었는데, 첫번째 링크로 시도하다가 안되어 포기하고, 다른 애한테 찝적거린 뒤 결국 성공을 하긴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체결/분리용 전용 도구가 있더라..)

도구가 없을 땐, 이런 방법이 있었다.

물론, 다 빼고 난 뒤에 봤으니..

아무튼 그리하여 체인은 빼고, 몸체를 물로 씻어줬다. (시원할까?)
그런데, 씻고 말린 뒤에 보니까 황토(?)가 제대로 씻겨 나가지 않은 곳이 많았다. 샤워기 수압이 세지 않아 그런 모양인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자동차 셀프 세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고 하네. 다음엔 그렇게 한번 해봐야겠다.


조각난(?) 체인을 다시 끼울까하고 슬쩍 보다가, 2014년에 구매해서 아직 체인을 갈지 않았으니, 이제 그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체를 할만큼 체인이 노후화되었는지 아직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뭐.. 굳이 확인할 필요야 있을까. 6년 정도 탔으면 갈아주는게 좋겠지.

사는 김에 체인과 함께 체결도구도 샀다. 같이 구매를 하고 싶었으나 다 비싼 것만 팔길래, 그 쪽(어디?)으로 눈을 돌렸더니, 정말 싼 도구가 있는데 평까지 괜찮길래 거기서 사버렸다. (요즘 그 쪽 이용이 너무 잦아..)

자.. 새로운 체인을 달면, 날아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까?
(그렇지 않다는 건, 새벽 4시까지도 남의 생각은 전혀 아랑곳없이 쿵쿵 대는 저 윗집 xx 놈의 xx 들도 알겠지.)

어쨌든, 다음부터 물길을 만나면 과감히 돌아가리라. 그 우회로 인해 몇 km 를 더 가야 하더라도, 후에 있을 정신건강을 위해 과감히 길을 포기하련다.

Author: 아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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