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 전원을 넣어도 감감 무소식일 때?

지금껏 수십년 PC 와 더불어 살면서, 이런 저런 오작동 상황을 겪었다.
그 중, 이런 기계 고장의 경우는 내가 어떻게 손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짜증 지수는 더 높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 스스로에게 욕하는 빈도 수를 그래도 좀 줄이고자 여기에 정리해본다.

첫번째 : PSU 관련.

모든 걸 떠나서, 먼저 코를 사용한다. 후각을 민감하게 다듬고, 타는 냄새가 나는지 확인한다. 탄내가 느껴진다면, 파워서플라이나, 아니면 최악의 경우 CPU 가 탔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전원 관련 자질구레를 점검한다. 전원선이 될 수도 있고, 멀티탭이 될 수도 있고.
다 잘된다? 그럼 PSU 자체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PSU 의 전원선을 메인보드에서 분리한 뒤, 자체로 전원을 넣어준다.
역시나 OK? 그렇다면 이젠 더 짜증나는 세계로 초대받았음을 인정할 시간이 됐다.

두번째 : 케이스 관련

PSU 는 이상이 없는데도 안켜진다면, 케이스 전원 스위치쪽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스위치 또는, 스위치와 연결된 전선, 또는 점퍼.
이럴 땐 보드 전원 점퍼를 직접 연결해서 확인한다. 난 대부분 여기에 Victorinox 를 사용한다.

그래도 안되면..

세번째 : 메인 보드 관련

사실, 이 내용(CMOS)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됐다. 내 기억으론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던 적은 없었다.

뭐냐하면.. 펌웨어(흔히들 말하는 BIOS)에 문제가 생겨도 전원이 아예 안들어갈 수가 있는 모양이다. 먹통이 돼버린 메인보드를 고장이라 생각하고, 새 거 살 궁리를 하고 있었다. 보증기간도 한참 전에 지나버렸기에, 중고로 사기도 뭐하고 해서 쇼핑몰을 기웃거리다가..

문득! 리튬전지를 한번 빼보자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그게 결국 문제를 풀어줬다.

뭐가 문제였는지는 모르지만, 배터리를 빼고 조금 지난 후 전원을 넣어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시원스레 선풍기(?)가 돌아간다. 배터리도 전압 3V 로 정상.

다시 배터리를 장착하고 원상복귀했다. 아무 이상이 없다.

다음엔 이 방법을 제일 처음 시도해봐야겠다. 어허.. 다음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게 먼저 아닐까?

배터리로도 안되면, 아예 CMOS 초기화를 해볼 수도 있다. 보드에 보면 이를 위한 점퍼가 있다.

그 다음은 연결된 부품을 모두 빼본다. 특히나 램. 램 때문에 부팅이 안되는 경우를 종종 봤다.
그리고 정말 귀찮지만 CPU 까지. 이거 한번 빼는 건 파손 위험도 있고 여간 손이 가는 일이 아니지만, 어쩌랴 몇 푼이라도 아끼려면 해보는 수 밖에.

부품 때문이라면, 걔만 바꾸든가, 아니면 슬롯 부위를 청소해본다. BW100 이 만능이라 생각하고 좍좍 뿌려보지만, 사실 그걸로 뭔가 고쳐진 적은 없었던 거 같다.


그래도 안되면 이젠 끝이다. 내 선에서 해볼 수 있는 일은 없다.
들고 용산으로 가든가, 아니면 새 거 사든가.

보드도, CPU 도 수리가 되긴 된다는데..
해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중고 보드는 좀 애매한 면이 있다. 얼마 전에 샀다가 2년도 못쓰고 망가져서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적도 있었다.
중고로 보드/CPU 는 자주 팔아왔지만, 사본 적은 별로 없는데, 오랜만에 산게 그 모양이었으니 다음에라도 선뜻 살 맘은 안내키네.

사람이든 기계든, 망가지지 말고 오래 오래 잘 쓸 수 있기를!

Author: 아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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