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깜빡이를 켜고 내 차로로 들어오겠다는 (차분히) 신호를 보내면, 거의 대부분 길을 열어준다. 여기에서 핵심은 ‘차분히’에 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있을 때도, 가능한한 차를 세우고 보행자를 건네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차분하지 않은 경우’가 그렇다. 불법차로 변경, 얌체 끼어들기, 깜빡이 없이 들어오기. 이럴 땐 사고가 나지 않을 선에서, 절대로 내 앞으로는 넣어주지 않는다.
물론.. 그래봐야 내 앞으론 못들어와도 내 뒤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걸 보면 안넣어주려는 내 행동은 결국 그저 쓸데없는 감정싸움일 뿐이긴 한데.)
어제도 그랬다.
4차로 도로에서, 왼쪽 두개 차로는 좌회전용이고, 오른쪽 두개는 직진용이었는데, 난 직진 차로에 서 있었다.
어느덧 신호는 바뀌어, 좌회전/직진 동시 신호가 되었다. 난 당연히 직진을 했는데, 내 바로 옆, 좌회전 전용차로에 서 있던 차가, 좌회전은 하지 않고 내 앞으로 굳건히 진입을 시도 했다. 물론 난 비키지 않았고, 차는 거의 부딪힐 뻔 했다.
좌회전 차로에서 직진은 명백한 신호위반이고, 내 차를 들이받을 정도의 위협운전이기까지 했으므로, 결코 작은 문제는 아닌데..
도대체 그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걸까? 자기가 실수했으면, 그냥 조금 돌아가면 된다. 그거 돌아가봐야 얼마나 걸릴까. 짜증이야 나겠지만, 자기 탓이지 누구 탓이랴. 끼어주지 않은 내 탓? 운전이라는건, 결국 도로상황인지 능력이지 잔재주가 아니다. 끼어들고 위반하고가 실력은 아니지 않나.
이런 경우도 있다. 주차장에서 나와 도로에 진입한 뒤, 유턴을 해야하는데, 유턴 신호까지는 수십미터 밖에 남지 않았을 때, 무리하게 차로 변경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을 종종 접한다. 그냥 조금 더 직진해서 다음 신호에서 돌아와도 될텐데, 오로지 자기 편의만 생각하며 남들은 불편은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조금씩 양보하면 되지 않느냐며 반문하는 이도 있다.
난 그렇게 영악하지 못해서 이렇게 사는 모양이다.
확 저거 신고하고 싶은데.. 블랙박스에 영상이 잘 나왔으려나.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