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우리말로 표기는 ‘뤼팽’이라고 돼 있다. (좀더 정확하게 쓰자면, ‘뤼뺑’ 정도가 맞지 않을런지.) 일본 문화의 잔재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아직 ‘루팡’이 더 익숙한건, 나도 굳은 머리를 당당하게 지키고만 있는 건가.
혹시라도 누군가 이 글을 보신다면.. 극 내용에 대해 누설은 없으므로, 걱정은 안하셔도 되지만, 혹시라도 뭔가 작은 노출(?)이 있을진 모르겠다.
작년부터 이걸 많이 기다렸었다. 워낙에 이런 허무맹랑 황당무계를 좋아하기에. 비영어권, 프랑스어 작품이라 색다른 기대도 됐고. (예전엔 오히려 프랑스 영화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봤었는데. 그러고보니 넷플릭스판 ‘프랑스 혁명’도 봐야겠네.)
켜놓았던 알림이 제대로 작동을 했고, 마침 넷플릭스에서 현재 보고 있는 건 ‘도라에몽'(!) 밖에 없었기에, 부담없이 두둥~! 을 지켜볼 수 있었다.
첫번째 느낌:
어라? 왜 5편 밖에 안되냐?
게다가 시즌이라 표시가 안되고 파트라 되어 있네?
두번째 느낌:
이거, 루팡(뤼팽)이 작중 인물이 아니구만.
루팡을 좋아해서 숭배해마지 않는, 사연 많은 어떤 첨단 도둑(?)의 얘기다. Black hat hacker 인 동시에, Social Engineering 에도 물론 능숙하다.
다시 말해, 극 중에서도 루팡은 소설 속 인물이다.
초반에, 주인공이 ‘Paul Sernine’ 이란 가명을 쓰는데, 루팡과 접점을 찾고 있던 경찰이 이 이름을 보고도 애너그램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한참 알파벳 조합을 하는 장면이 좀 말이 안된다고 느꼈다. 루팡을 염두에 두지 않았으면 모를까. 루팡을 읽은지 꽤 오래된 나도 이름을 듣자마자 딱 생각이 났었는데!
찾아보니, 루팡의 가명 목록을 모아놓은 위키피디아도 있는데 말이야.
‘파트’로 표기된 건, 이게 한 시즌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수개월(?)내에 후반부 파트가 공개될 예정인가보다. 이 얘기인 즉슨, 현재까지 공개된 5편 내에선,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는다는 얘기. (5편까진 발단/전개/위기 정도가 될 듯.)
IMDB 에는 적어도 7편까지는 계획/기획돼 있다고 나오긴 한다. (요즘 애들은 이럴 때 ‘개발’이라고 표현한다. 영화 개발, 드라마 개발.) 정말 7편까지라면, 그냥 한꺼번에 7편까지 공개하지 굳이 나눈 이유는 뭘까? 코로나 탓이려나?
BBC 의 홈즈처럼, 현대에 재해석된 새로운 모습을 기대했었지만, 이런 시도도 충분히 재미는 있다. 어찌보면, BBC 처럼 하기엔 너무 대놓고 베끼는 듯한 느낌도 있었을 수 있겠지.
이번 시즌은 소설 ‘왕비의 목걸이’를 토대로 했는데, 그 소설 중 루팡의 어린 시절 이름이 라울(Raoul)이고, 이 이름은 드라마 주인공인 Assane Diop 의 아들이 물려(?)받았다.
슬쩍 찾아보니, 공개된 이후 꽤 반응이 좋은 모양이고, 넷플릭스는 시즌 1이 모두 마무리된 뒤, 엑셀을 열심히 돌려(?) 수지타산을 검증한 후, 차기 시즌 제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얘기는 그야말로 무궁무진. 위키피디아에 올라있는 목록만 21권이고, 거기엔 장/단편이 섞여 있으니.. 허나, BBC 홈즈는 뭐 원작이 적어서 정체됐나,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제작 여건이 안되니 끝나버린게지.
나만 이런 고민을 하지는 않을텐데.
뭐 하나 정해서 열심히 보다가 끝날 때쯤 되면, ‘다음엔 또 뭘 봐야 하지?’라는 강박아닌 강박.
이제 또 뭐 보나?
공교롭게도 프라임비디오로 보던 맥가이버도 다 끝내 버린 걸~
토니의 추억을 되살리며 Bull 에 도전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