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한지가 얼만가.. 찾아보니 1년 반쯤 됐다.
2016년에 한달 무료를 신청했다가, 제대로 본 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그만 둔 적이 있었다. 작년에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넷플릭스를 신청했었을까?
아무튼. 지금까지 대충 본 것들을 나열해보자.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Arrow 와 Flash 를 보기위해 가입했던 듯 하다. 넷플릭스를 TV로 보기 위해 전용 재생기(?)를 만드느라 노력도 했었는데, ChromeCast 를 구매하고 난 다음, 넷플릭스가 내 취미생활로 완전히 정착해버렸다.
기기 정비가 끝나고, Arrow 를 보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하루에 몰아보고 이런 무지막지는 체력도 안되고, 눈도 아프고 해서 잘 안하게 됐고, 하루에 하나씩 꼬박꼬박..
이런 시리즈들이 다 그렇지만, 한 시즌 끝나면 더 센 놈이 나오고, 온갖 고초와 고난을 겪어가며 가까스로 적을 물리치면, 또 딴 놈이 나오는 악순환이 계속 됐다.
TV 로 봤다면,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방송될 때까지 몇개월 ‘기다림’이란게 있으니 자연스레 피로감이 덜할테지만, 연속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스트리밍의 강력함(그러나 어찌 보면 단점이 될 수도 있을..)으로 인해, 쉽게 지쳐 버렸다.
하여, Arrow 는 시즌 5까지였나? 보고 일단은 멈춤 상태. Flash 도 비슷했다. 시즌 4 까지. Legends of Tomorrow 는 시즌 3에서 끝.
비슷한 맥락으로 Agents of SHIELD 도 봤었는데.. 다 보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이 끝나버려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왠지 조금은 아쉽네)
Once Upon a time 도 마찬가지. 시즌 3 초반부 몇편인가까지 봤는데..
그리고 나서, How to get away with Murder 도 찔러봤는데, 재미는 있으나 법정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살인 얘기가 너무 첨예하게 흘러서 역시 중단. 보긴 해야겠는데.. 이것도 시즌이 꽤 길어서 보려면 ‘용단’을 내려야 할 정도다.
그러다가.. 왜 그랬는지 마법사 멀린에 빠졌더랬다. 예전 KBS 에서도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땐 방영 사실 자체를 아주 늦게야 알았기 때문에 제대로 보질 못했다.
아무튼, 이건 시즌도 5개, 한 시즌당 편수도 그리 많지 않아서 아주 깔끔하게 여름 한철을 보낼 수 있었다.
자.. 또 이젠 뭘 보나 고민하다가, 2016년에 잠깐 가입했었을 때 간만 봤던 The 100 를 다시 꺼내들었다. 몇편은 봤었는데, 축구 경기 다시 보던 장면만 살짝 생각이 나고, 나머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 덕에 아주 흥미롭게 볼 수는 있었는데..
이 드라마, 역시나 처절하다.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명제하에, 정말 온 몸을 바쳐 싸운다. 합종연횡은 다반사. 역시나 시리즈 특성 상, 시즌마다 나오는 적들도 다 달라서, 한고비 넘기면 또 바로 엄청난 고비가 연이어진다. 시즌 3 에선 마치 매트릭스와 같이 컴퓨터 내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장면도 있었고, 매회 매회 긴장의 연속.. (그래서 한번에 확~ 달리기는 좀 버겁다.)
열심히 달려서 시즌 4까지 왔는데, 시즌 4 이후는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시즌 4 와 시즌 5는 무려 6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 뛴다. 그리고 새로운 세력과 또 싸워야만 하는 불쌍한 생존자들..
원 시리즈는 이미 끝났지만(시즌 7), 넷플릭스엔 아직 시즌 5까지밖에 안올라와있다.
하여, 일단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 시간 차도 있고, 시즌 5를 보고 나면 보고 싶어도 못보는 시즌 6을 갈구하는 마음이 더 커질 듯 하여, 잠시 멈춤의 시간.
자.. 아직 다음편을 고르지 못했다. 다음엔 뭘 한번 봐볼까?
11월, 코로나가 이처럼 꿈틀대지는 않던 시기에, 친구집을 방문했었다. 3박 4일 일정으로 둘이 오랜만에 회포를 풀려했는데, 남자 둘이 모여서 할 일이란게 술마시는 일 뿐인데, 이미 술과는 인연이 끊어진 나는, 드라마를 보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게 Prime Video 에만 독점 공급되고 있는(라기 보다는 거기서 만들었으니) Jack Ryan 이었다. 워낙에 이 캐릭터를 좋아했었기에, 꼭 보고 싶었었다.
헌데.. 소설에서, 영화에서 봤던 그 날카로움은 별로 찾을 수가 없었다. 일단 배우가 너무 크고 투박한 이미지여서 더 그랬으려나. 같이보던 친구는 재미없다며 시즌 2 중반쯤 포기.
난 그래도 끝까지 마치고,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중.
스트리밍용으로 만들어진 이런 드라마들은 한 시즌이 8~10 편 정도로 짧아서 좋다. TV 용들은 긴 것들은 20여편 가까이 되기도 해서, 따라가다가 지쳐버리는 적도 많다.
워낙엔 일주일 무료 기간만 보고 치우려던 Prime Video 인데, 생각보다 값도 싸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드라마들이 많아서 그냥 보기로 했다. 광고가 있긴 한데, 중간 광고는 아니고 시작할 때 그것도 아주 가끔 나올 정도라 보는데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Jack Ryan 을 다 보고는, 이번에도 원작이 있는 Taken 을 보기 시작했다. IMDB 였었나, 평중에 1편은 그런대로 볼만하지만 2편은 영 아니라는 글이 있었는데, 아주 정확했다. 1편과 2편은 제작자가 바뀐 듯한 모습. 같은 주인공이 나오긴 하지만, 전혀 다른 극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 결국 이 드라마는 시즌 2로 폐기되었다.
그 다음에는.. Kate Beckinsale 주연의 The Widow. 액션은 없어도 꽤 재미있게 봤다. 역시 짧아서 좋았고, 영국과 아프리카를 볼 수 있음도 좋았고. 내용은 좀 애매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과연, 그 애를 잘 키울 수 있을런지? 살인까지 했던 애인데..
그리고, 문제작 Treadstone.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한국어, 한국/북한 상황이 나오는 드라마라 한국인인 나한테는 대본의 허술함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한효주가 평양(?)에서 차에 몰래 타서 숨어있는데, 그 차가 도착한 곳이 서울이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럴 수가 있냐??? 북한에서 한국을 차를 타고 그냥 온다고? 물론, 외교 사절로 방문을 한 듯 보이긴 했으나, 북한사람이 버젓이 와서 서울 시내를 맘대로 활보한다고?)
게다가, 이 드라마는 과거/현재를 계속 왔다갔다해서 보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은, 시즌 1에서 있는대로 썰을 풀어놓고 추후에 수습을 할 모양이었겠지만, 시즌 2가 취소돼서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가 되었다는데 있다.
한효주가, ‘바로 잡아야 됩니다’라고 했으나, 절대로 바로 잡지 못할 상황이니..
그런대로 재미는 있었는데, 적어도 시즌 2까지만이라도 만들어주지.
이제 이 글의 끝은 The Night Manager 의 몫이 됐다.
이 드라마의 원작자 존 르 카레가 며칠 전 영면하셨다. R.I.P.
작년에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읽어보려고 빌렸다가, 10장도 못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부터 한번 보고는 싶었는데, 이 작품이 첫 경험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아주 만족했다.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 그 쫄깃함이라니.. 보고 있다가 가슴도 뛰고 혈압도 올라 좀 짜증이 나긴 했으나, 그만큼 잘 만든 영상이라는 방증이 되겠지.
Netflix 는 The 100, Prime Video 는 The night manager 를 끝으로 잠시 쉬고 있다. 다음 작을 뭘로 하려나..
물론, Seinfeld 는 열심히 계속 보고 있다. 이것도 벌써 시즌 6니, 곧 끝나긴 할텐데.. 그래도 이건 다시 봐도 재밌으니 또 보면 되겠지..
아.. TV 인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