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레인 감상문이라기보다는, 그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그냥 슬쩍 기록해보기로 한다.
아울러, 잊지 않고 챙겨들었던 ‘When October Goes’ 까지.
2019년 6월에, Aliexpress 에서 $21 정도 주고 소니 DS4 유사품(?)을 구매했다. 기존에 쓰던 샤오미 게임패드에 뭔가 문제가 있었었는지.. 이유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무튼 샀고, PC 에 연결해서 잘 쓰고 있었다.
헌데.. 1년쯤 지나니 얘가 맛이 가기 시작했다. 게임을 그리 많이 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좌우 양쪽 스틱이 중앙으로 복원되지 않고 살짝 초점(?)이 흔들리는 현상이 생겼다. 이 결과, 달려가다가 멈춰도 그냥 계속 가는 현상이 벌어지거나(왼쪽 스틱), 시점이 계속 빙글빙글 도는(오른쪽!) 짜증남이 유발된다.
그렇긴 해도, 그동안 해왔던 액션게임들에선 그다지 큰 문제는 없었지만, 스팀 정기할인(Thank you, Halloween!) 을 맞이하여 구매한 ‘폭우’를 하려니, 조작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오작동이 일어났다.
흠.. 당연히 이럴 때면 새 기기에 눈이 가는 법. 만원 주고 산 게임을 하고자, 적어도 5만원을 더 투자해서 게임패드를 사야하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큰(비유는 그다지 적절하지 못하겠지만) 이런 투자(??)를 해야하나 고민을 하던, 토요일 오후.
소니 유사품을 구매하고나선 찬밥 신세가 되어 서랍 속에 굴러다니던 샤오미가 우연히 눈에 띄었다. ‘이걸 한번 다시 연결해봐?’
그런데, 불과 1년 조금 더 전 일인데, 왜 굳이 샤오미를 버렸는지, 그 이유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워낙에 샤오미 패드를 PC 에서 사용하려면, 블루투스로 연결한 뒤(이러면 그냥 ‘일반 패드’로만 인식이 된다.), 사용자가 만든 드라이버(?)를 설치해줘야만 했었다. 그리고 나면, 대부분 게임에서 샤오미 패드가 XBox 콘트롤러로 인식이 되어, 사용에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 이건 스팀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사용할 때 얘기고, 스팀에선 저 드라이버(매퍼)를 사용하지 않아도, 자체 설정에서 Xinput 으로 인식시켜줄 수가 있다.
** 그런데, 이 사실을 1년 전에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이걸 모르고, 저 매퍼를 쓰지 않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짝퉁을 구매했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는, 지금 글을 쓰다가 문득 드는 생각인데, 내가 했던 어떤 게임에서 이 방식이 잘 먹히질 않았었는지도.. 게임에 따라 이게 잘 안되는 놈들도 있긴 했다. Steep 이 그랬었고.. (정작 이 게임은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지.)
아무튼, 샤오미 게임패드는 스팀에서 XBox 콘트롤러로 인식시키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게임에서 잘 지원만 된다면!)
샤오미 패드는, 찾아보니 무려 5년 전에 구매를 했었다. 이걸 태블릿에 연결해서 PS2 에뮬레이터로 FF8 을 다시 했었고, FF9 도 했었나? 그 뒤엔 PC 에 연결해서 이런 저런 게임을 많이 했는데..
1년 쓴 짝퉁과 내구성 비교를 하니, 상대가 되질 않는다. 5년 된, 적어도 4년쯤은 열심히 자기 역할을 충분히 다 해준 샤오미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1년 빡세게 굴렀던 유사 상품은 이미 7할은 저 세상과 닿아있는 상태가 됐다.
정품과 비품 차이가 이렇게 큰가.
헌데, 샤오미/스팀 궁합에서도 살짝 작은 문제가 있긴 했다.
테스트해본 게임은 2개인데, Assassin’s Creed Origins 와 Heavy Rain. A.C.O. 에서는 아주 잠깐 10여분 여 정도 움직여봤으니 오작동을 있다해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허나, 폭우에선 크나 큰 오류가 있다. RT 버튼이 인식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눌러도, 왜 안누르냐며 게임이 진행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또 살짝 5만원을 투자해야하나.. 하는 악마의 속삭임에 빠졌더랬다.
그러나, 간단히 스팀 콘트롤러 설정에서 키를 재정의 해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설정에 가보니, RT 키가 ‘단추’로 할당되어 있지 않고, 방향키(? 지금은 KDE 라서 확인 불가)로 되어 있어서 폭우에선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A.C.O 에선 이 상태로도 아무 무리가 없긴 했는데..
아무튼, 스팀 설정에서 RT 를 재정의했더니 ‘단추’로 인식이 됐고, 그 이후엔 잘 작동했다. (이상한 건, ‘단추’로 인식하기 까지 서너번 정도 재정의를 해줬다는 점. 처음엔 방향키 그대로 인식되다가, 그 뒤에 단추로 인식됐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가짜 상품으로 살짝 씨름하며, 게임 때문이 아닌 연장 때문에 짜증을 내다가, 도구를 바꾸고는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게임. 게임 오버는 없나? 게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접근을 했더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네. 얘기가 꽤 진행되기는 했는데, 이렇게 다가가도 아들을 구할 수 있을지, 진범을 잡을 수 있는건지 궁금해지는데..
키를 잘 못 누르고, 제압해야할 상대에게 오히려 줘터지면 게임이 끝나면서 다시 시작하는게 게임계의 불문율이거늘, 이건 그냥 그 상태로 넘어가버리니??
끝까지 해보면 알게 되겠지.
그렇게 열심히, 밥먹는 시간만 빼고 적어도 6시간쯤은 했던 듯. 이 게임, 세이브 포인트를 알려주질 않아서, 어디에서 저장이 되는지 확실하지가 않기에, 맘대로 끝내기도 애매하다. 장(Chapter)이 바뀌는 시점에서 끝내야 되는데, 사람 맘이 또 그런게, 새 얘기로 진입하면, 또 그 내용이 궁금하고..
그러다가 결국 토요일 오후/저녁을 폭우를 맞으며 보내고 말았네.
그 와중에도, 다행히 날이 바뀌기 2시간쯤 전엔가, 잊지 않고 ‘When October Goes’ 를 들을 수 있었다. 10월의 마지막 밤, 잊혀진 계절을 들은 지는 수십년 되는 듯 하지만, 그래도 이 노래는 꼭 한 번씩은 들었었는데, 올해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그노무 바이러스로 인해, 봄여름가을겨울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되어버렸으니, 두달 뒤, 해가 바뀔 때도 오늘과 비슷한 기분이 아닐런지.
…
오래간만에 이런 저런 주절거림을 읊어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