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2, 얼떨결에 끝내버렸네?

언젠가부터 게임을 할 때, 내용을 살피지도, 열심히 연구(?)를 하지도 않게 됐다. 그냥 대충 대충, 지금 껏 몇십년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적당히 시간만 죽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도 다 끝까지 하게 된다. 그것도 큰 어려움없이..)

따라서, 게임 내용은 거의 전혀라해도 틀린 말이 아닐만큼, 거의 아는 바가 없다. 그냥 주인공들이 지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위해 개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FF6 부터 FF9 까지, 그 서사구조에 감탄하며 집중했던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아닐런지.

어쨌든 FF12 도 이런 맥락으로 접근했고, 어제까지 나름대로 재밌게(?) 즐겨왔는데..

바하무트 비공정(이건, 우리말로는 ‘비행정(飛行艇)’이라 해야 맞는 말일텐데)이 뭔가 끝일 거란 막연한 느낌이 있어, 거기서 잠시 일정(?)을 중단하고 그간 못했던 일들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몇몇 몹들을 잡으려면 좀 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단 사실을 깨닫고 귀찮아져 그냥 바하무트로 갔는데..

진행하려는 순간, ‘여기로 가면 되돌아올 수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나오길래, 정말 끝인가?하고 살짝 의심을 했었다. 그러다가 보스전 1판을 끝내고, 뭐야 이거 너무 쉽네 했으나..

FF 시리즈 보스전의 주 특징은, 보스들이 변신을 한다는 데 있고, FF12 도 마찬가지였다. 허나, 변신을 해도 무지막지한 강력함은 없었다. 하는 내내, 설마 얘가 최종이야? 이거 끝나고 또 다음에 뭔가 더 강력한 적이 있겠지? (게임 내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으니.. 이야기 마지막에 와서도 거기가 끝인 줄 모르는 이 황당함이여.) 게임오버 없이 그냥 저냥 버티면서 소소한 공격을 하던 중, 허망한 끝을 보게 되었다.

아.. 이런. FF 시리즈 중 가장 황당한 끝. 내용이 그렇단게 아니고, 내 방식이 그랬다고나 할까. 레벨이 50도 되기 전에 끝낸 건 내 FF 역사상 거의 처음이 아닐까? 플레이 시간은 한 70여시간 되려나.

흠.. 시원하거나 섭섭하다기 보다는, 황당, 그 자체다.


이미 발매 10년이 훌쩍(2006년 발매) 넘은 게임을 이제와서 하면서 뭔 말이 많을까 하겠지만, 당시에 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내겐 나름대로 재밌던 게임이었다. if then 스크립트(?)에 기초한 전투 방식도 내겐 편해서, 게임 진행을 빠르게 해놓고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알아서 싸우는 방식도 맘에 들었다. 그 규칙을 전하는게 좀 애매했지만, 그도 그냥 대충~ 해주면 별 어려움이 없었기에…

또, 이번 판만큼 보스전에서 죽지 않았던 적도 없었던 듯 하다. 최종보스는 물론이거니와, 중간 보스들에도 허망하게 죽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물론, 아주 강력한 번외 괴물들에게야 종종 그랬었지만.. (그런 애들한텐 한번 당하고는 다시 안가니까.)

자… 남은 몇몇 괴물들을 때려잡으러 다시 갈까 말까?
다음 판 FF 15 는 언제 살까? 추수감사절 세일을 노려볼까? 며칠 전까지 반값 할인을 하긴 했었는데..


이후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계속 진행을 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숨겨진 이벤트, 보스들을 처리(?)했는데..

정말 강적들은 까기가 어려웠다. 뭐.. 한다면 하겠지만, 현재 레벨이 대략 50대 초반인데, 강한 놈들을 까려면 애들을 더 단련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가 있으려나. 20년만 젊었다면 했겠지만~ ㅎㅎ

전에 하던 FF13 때도, 이런 저런 조건을 주고(날씨라든가..) 잡아야만 하는 보스들은 결국 넘겨버렸었다.

클랜에서 못잡은 애들을 나열해보면, 길가메시, 킹 베히모스, 익시온, 신.
그리고 숨겨진 보스, 소환수들.

예전 FF7 때는 한마리도 남김없이 다 잡았었고.. (그게 몇십년 전이냐.) FF8 때도 다 잡았던 듯 하다. FF9 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다 잡지 않았으려나?

FF10 부턴 이런 정성및 아집(?)이 확 줄어서, 적당히 넘겼던 듯. 근데, FF10 은 뭘로 했었지? PS2 에뮬레이터로 했었나? 이건 정말 기억이 가물거리는군.

아무튼, 이젠 보내야할 시간. LP 라도 더 성장이 가능하다면 계속 해보겠는데, 이미 특정 직업들은 LP가 1000이 넘게 남아있어서 더 키울 수도 없다. 직업(라이선스)을 바꿀 수도 있긴 한데, 뭐 굳이..

아무튼, 그래도 한 두어달쯤 재미있었어.
이젠 다시 자객(Assassin)의 세계로 빠져볼까..

Author: 아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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