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은행업무는 전화기에서만 사용해왔다. 리눅스에서도 사용이 가능은 하지만, 이거 저거 설치하라고 하는게 맘에 들지 않았고, 게다가 잘 동작하지도 않았기에 아예 관심을 끊고 있었다.
오늘, 국민연금공단에서 가끔 우편으로 날아오는 안내장을 이메일로 변경 신청을 하려했다. 전화로 할 수도 있으나, 통화가 귀찮아 홈페이지를 이용해봤다.
여기도 역시 로그인하려면 ‘과거 공인인증서라 불리던 인증서'(마치 프린스의 옛 이름 같네. 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rince)가 필요했다.
하여, 어차피 인증서를 쓰는 김에 브라우저에 저장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브라우저 인증서’ 사용자에 합류하게 된달까?
건강보험공단에서 브라우저 인증서 설치
설치는 간단했다.
NPS 전자민원서비스로 이동하여, 주민등록번호 넣고, ‘브라우저인증서 로그인’ 을 선택하면 된다. 리눅스/macOS 를 감지했는지, 기타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그냥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면 인증서 입력 창이 뜨는데.. 여기가 첫번째 관문이다. 등록된 인증서가 있어도 없어도, 여기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브라우저, 인증서 찾기 등등 메뉴가 활성화되기까지 적어도 10여초 이상은 걸리는 듯 하다.
물론, 아래와 같이 회색상태인 동안, 잠시 기다리라는 친절함은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상태만 보면 그냥 죽은 듯이 보인다.

인증서가 등록되어 있지 않을 경우, 인증서 찾기를 통해 먼저 등록해줘야 한다. 인증서 찾기를 누른 뒤, 열린 창에 *.der, *.key 파일 2개를 모두 선택하여 던져넣어주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끝이다.
그러면 공인인증서가 브라우저 영역에 저장이 된다.
이제 로그인만 하면 끝.
여기서 잠깐!
내가 국민연금공단에 접속한 이유는, 안내장을 이메일로 받기 위함이었다.
위와 같이 인증서를 저장하고 접속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메일을 입력하려 했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은 2020년 7월. 저기 있는 메일 서비스 중 상당수는 사용이 중지된 상태. 이게 대한민국 ‘공무 행정’의 현 주소라고 한다면 과장이 심하겠지만..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씁쓸한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도 저 브라우저 인증서를 쓸 수 있나?
답은 ‘아니오’
우리은행으로 갔더니 인증서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서 등록을 하고, KB 은행으로 갔더니 역시 보이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아직 이런 서비스가 없을 뿐더러, 여전히 뭔가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마치 iOS 에서처럼, 각자 사이트별로 인증서를 따로 저장하는 모양이다. 사용하는 은행마다 따로 따로..
그래도, 리눅스에서, 브라우저를 통해, 별다른 보안프로그램 설치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대단하다할 수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리눅스를 주력으로 쓴지 이제 거의 12년. 우분투 8.10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 괄목상대이긴 해도..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잘 보고 갑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