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즐겁지 않은 내용으로 영어 공부를 하게 되긴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사를 보다가, 한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 내용이 있어 사전을 찾아봤다.
원문은 이렇다.
“We’re not remotely prepared,” Dr. Alex Greninger, an assistant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Laboratory Medicine and an assistant director of the Clinical Virology Laboratory at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Medical Center, told Live Science.
문맥으로 뜻은 알 수 있었다. “우린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인데, 여기서 Remotely 의 역할이 과연 무엇일지?
다음 사전에는 아주 간단하게 풀이가 나와있는데, 그 중 첫머리에 이렇게 나와 있다.
(종종 부정문으로) 쌀쌀하게; 아주 조금;
Collins 를 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쉽다.
You use remotely with a negative statement to emphasize the statement.
부정문에서 쓰이며, 더 강조할 목적으로 쓰인다고 한다.
따라서, ‘뜻’으로만 본다면 ‘전혀’ 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뜻일 때 유의어가 a bit, at all, in any way, in the slightest 등이라고 하니, 그렇게 해석하면 될 일이다.
그렇다곤 해도, remotely 가 눈/귀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그냥, not remotely = not at all 로 기억하고, remotely 라는 단어가 주는 평상 시의 뜻(멀리~~)를 잊으면 되지만, 머리 속에선 자꾸 멀리서~ 가 먼저 튀어나오니 이해에는 방해가 될 수 밖에.
위의 유의어에도 있지만, 다른 사전에 보니, 이런 경우 ‘slightly’ 와 같은 뜻이라고 한다. slightly 는 ‘약간’ 이고, 부정하면 ‘약간이 아닌’, 즉 ‘굉장히, 꽤 많이’ 가 되므로, not remotely prepared 는 꽤 많이 준비가 되지 않은(이런 표현은 한국어라 하기에 좀 애매하지만), 따라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로 해석할 수 있겠다.
remote 는 결국 ‘멀다’라는 뜻이다. 멀리 있으므로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관점이 되고, 이게 결국 ‘약간’, 즉 slightly 와 비슷한 의미가 되는 모양이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어일 때도, 부정문을 접할 땐 순간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물론 영어일 때가 100만배는 더 많지만.
자주 접하고, 그냥 그 표현/상황을 외워버리는 수밖에 별 다른 지름길은 없겠지만, ‘자주’도, ‘암기’도 잘 하지 않으니 그게 이해를 더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