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내 기억으로는 89년쯤 이었던 듯 하다.
해외에서 보낸 우편물이 우리집으로 도착했는데, 보낸 이가 쓴 우리 집 주소가 엉망이었음에도 제대로 도착했기에, 대한민국 우체국 대단한데?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물론, 수취인 이름은 제대로 쓰여져 있었던 듯은 하다.
과연, 우편업무에서 중요한게 주소일까, 수취인명일까?
물론, 오늘 내가 쓸 얘기는 우편업무와는 별 관계가 없다. ‘세관’의 소관이니, 정부 정책이라 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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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 중국으로 라테판다(메인보드)를 보냈다. 갑자기 고장이 나서 판매자에게 문의했더니, 보내면 수리해 볼 수도 있다고 하여 EMS 를 통해 보냈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받았다는 연락이 없어서 슬슬 짜증이 나고 있던 차에, 오늘 낮에 메일이 날아왔다.
수취인 이름을 잘못 적어서, 세관에서 통관이 반려됐다는,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내용. 그것도 단 한 글자를.
????
뭐라고???
서비스 담당자의 이름은 xxx xxx DE 였는데, 내가 xxx xxx DAE 로 적었기에, 그런 사람이 없으므로 통관이 안됐다고 한다.
허허..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이게 통관이 반려될 정도의 실수/잘못인가??)
이 회사의 잘못은 아니고, 중국 세관의 정책(?)이겠지만..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가 안되네.
중국의 업체와 여러번 거래를 했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건 그저 그 사람들 마음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국에서 많이 사보기만 했지 뭘 보내 본 적이 없어서 이런 상황까진 생각을 못했었다.
Aliexpress 를 주로 사용하면서 몇번 문제가 생긴 적인 있었지만, 대부분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았었기에, 이 황당함을 어찌 표현할 길이 없네.
앞으로도 중국 제품을 안 쓸 수는 없겠지만, 절대로 그 쪽으로 뭔가를 보내는 일은 하지 말아야 겠다. (사실 이번에도 할까말까 했었는데..)
안녕, 라테판다.
작년에 구매 신청한 후 올해 받을 때까지, 그리고 망가진 후 이번 일까지. 정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었구나.
다시는 킥스타터도, 라테판다도 이용하지 않으련다.
괜히 작년 봄에 본 광고성(?) 기사로 인해 돈 버려, 시간 버려, 안그래도 안좋은 성격까지 더 나빠져, 도대체 몇중 고생이야.
** 뒷북.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우체국 EMS Smart 접수 가 필수다. 주소는 어차피 상대방이 보내 준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는 일이 대부분이므로, 수기(手記)보다는 그대로 복사/붙이기가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걸 몰랐으니..
근데 이건 국내 우편에는 안되나? 국내 택배는 이런 서비스가 있는데..
잠깐 살펴보니 안되는 듯 하다. 편의점 택배로도 이런 게 되는데, 우체국에서 안된다니??
라테판다 담당자에게, ‘다시는 당신네 제품 쓰지 않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다음 날 다시 연락이 왔는데, 자기들이 세관에 연락했더니, (내가) 수신인 이름을 바꾼다면 통관시켜주겠다고 했단다.
우체국에 연락해서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해서, 어찌됐든 내 잘못이 있으니, 추가요금(무려 4800원!)을 내고 수정 신청은 했다.
과연 이걸로 무사히 처리가 될지..?
EMS 는, 설령 반송이 된다고 해도 반송요금을 따로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 우편으로 보냈다면 반송될 때 요금을 내야 하지만, EMS 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나마 그건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 처리.
위의 절차를 통해 수신인 이름을 바꿨고, 그로부터 8일쯤 지난 뒤 무사히(?) 수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며칠 내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사실 기대는 안하고 있었다.
오늘, 조금 전 이메일이 날아왔다. Capacitor 가 단선되어 이런 현상이 생겼다며, 이미 수리는 완료됐고 곧 보내준다고 한다. (설마 송료를 청구하진 않겠지..)
받아봐야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를 알 수 있겠지만, 그래도 LattePanda 社 의 처리는 적절했고 빨랐다고 할 수 있다.
최종평가는 기계를 받은 뒤에.
** 평가?
받은지 한참 됐는데 결과를 안썼었네.
수리돼 온 라테판다는 잘 돌아간다. 친절하게도 DHL 이었나, 아무튼 빠른 배송 서비스로 보내줘서(게다가 무료로), 받는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그럼, 다음에 이런 거 또 살 의향이 있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글쎄? 뭐라 답하긴 애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