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안 지는 20년 가까이 되는 듯 하다. 2000년대 초반에 알게 된 듯 한데.. 당시엔 부천까지 가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가용인데, 주말이면 몰라도 평일에 차를 가지고 가기엔 또 좀 그렇고..
그렇게 한 해, 한 해 넘겨오다가, 2015년엔가? 맘 먹고 가보기로 했다.
그 이후, 매년 여름이면 빼놓지 않고 찾는 일상(日常? 아니.. 年常)이 되어버렸다.
올 해는 예년과 달리 조금 일찍 시작했다. 보통 7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시작했었는데, 올해는 내일(7월 7일)이면 끝나니, 글쎄, 어쩐지 설익은 과일을 먹은 듯 하여 조금 아쉬운 맘도 있다.
아무튼.
매 년 다녀와서 기록을 해둔다고 했는데, 아마도 한번도 끄적였던 적은 없었던 듯?
잊기 전에, 기록을 남겨둔다.
생각나는대로 예전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2015년, 내 부천 영화제 첫경험이 되었던 영화는 임달화의 ‘충봉차‘였다. 영화는 부천시청에서 상영되었는데, 영화 시작 전에 뭔가 시끌벅적하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임달화와 영화 감독이 직접 극장엘 납시었기(?) 때문이었다.
임달화는 굉장히 친절했고, 난 감독 유호량에게 오토그래피를 받았다. 관객질의 시간엔 홍콩영화에 대해 질문도 하나 했었고.. 즐거웠던 첫경험!

그리고, 한보름이 나오는 ‘위기의 여행‘과 제목도 출연진도 전혀 기억 안나는 공포영화를 봤다.
위기의 여행은, 그냥 슬래셔무비였다. 두번째 GV 참여라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 GV(Guest Visit)???
암만 생각해봐도, 그리고 찾아봐도, 이 단어는 Konglish 로 보여진다. 일단 어순 자체가 영어권에서 쓰이기엔 부자연스럽다. 처음 저 용어를 접하고 도대체 무슨 소리일지 한참을 고민했었으니까.
손님을 방문한다는 의미로 쓴 듯 한데..이 표현을 검색해보면, 한국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은 거의 찾을 수가 없다. 따라서, 콩글리시라 결론 지어도 될 듯?
문제는 ‘제대로된 표현’은 무엇일까?? 인데..
아직은 찾아내질 못했다.
공포영화는.. 사실 그다지 무서운 내용은 아니었으나, 뭔가가 내 심경을 건드렸다. 중간에 나가고 싶었는데, 어쩌다 때를 놓쳤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대략 총 분량의 1/3 정도?)은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했었다.
2016년부턴 친구를 끌어들였다.
홍금보의 보디가드, 양가휘의 빙하추흉, 서쟁의 로스트 인 홍콩을 봤다. 흠, 어째 중국/홍콩 영화 일색이었네.
근데, 하루에 3편을 봤나?? 모두 2016년 작이 맞긴 한데.. 하루에 3편이었다니, 대단하군.
서쟁(쉬쟁?)이 직접 극장에 왔었는데, 소개하던 분이, 성룡(과 또 유명한 그 누구도 언급하며)만큼 바쁜 분이 찾아주셨다며 황송해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분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다. 그 이후 그 분의 ‘대최면술사’라는 영화를 보고는 싶었는데, 아직까지 못보고 있다.
2017년엔.. 기억이 좀 애매한데, 몸이 좀 이상했었나, 생각나는 영화는 딱 하나.
유덕화의 쇼크웨이브.
그리고 하나쯤 더 봤던 듯도 한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부천영화제 홈페이지에선, 예전 예매 기록은 찾을 수가 없다.
2018년, 작년엔 총 3개.
올가 쿠릴렌코의 인 더 더스트, 아베 히로시도 나왔던 요묘전, 그리고.. 생각하기 싫은 슬럼가 대습격.
슬럼가 대습격엔, 주연을 맡은 배우가 왔었다. 나는 전혀 모르지만, 꽤 유명한 분이라고 하던데, 그 때문인지 필리핀 관객들이 꽤 많이 몰려왔었다.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영화 보는 내내 필리핀 사람들이 떠들고, 스마트폰 켜대고 하는 바람에 영화 볼 분위기가 조성되질 못했다. 그렇지만, 사실 영화도 내 취향은 아니어서, 사람을 마치 좀비처럼 썰어(!)버리는데, 그것도 영화 거의 내내 그랬기에, 영화는 영화대로, 영화관 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영 아니었던 기억만 남아있다.
나머지 영화는.. 인 더 더스트는 앞 부분에 졸고 나니 세상이 먼지로 뒤덮여있었다. 그리하여 재미가 반감. 요묘전은, 예전 홍콩영화 생각이 나서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었다.
그리고, 이제 2019년.
첫타자는 특별한 인질. 가능한한 한편 정도는 GV 를 택해서 보는 편인데, 그렇게 해서 고른 영화. 다행히 내용도 재미있었고, 감독도 만나볼 수 있었다.
영화 상영 전, 화장실에서 나와 나란히 볼 일(?)을 보던 외국인이 있었다. 당시엔 그저 관계자인가보다 했는데, 그 분이 감독이었다.
영화를 정말 제대로 이해하려면 언어를 알아들어야 하는 면이 있는데, 그게 좀 아쉬웠달까. 한국에서 판권을 사와도 괜찮을 듯 한 영화였다. 다만, IMDB 에 평이 하나 올라와있는데, 굉장한 혹평을 해놨다. 이유는 모르겠네.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2번, 3번으로는 오늘 보고 온 덴마크 영화 Hacker 와, 대만 영화 It’s a Mad, Mad, Mad, Mad Show.
Hacker 는, 나름 스릴러물임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총과 군인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액션씬은 하나도 없는, 조금은 양념이 빠진 듯한 영화. 덴마크라서 그랬으려나. 만약 미국이나,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만 만들었었더라도 어느 정도 액션은 있었을텐데.
얘기는 뭐, 흔히 봐왔던 얘기. 한 천재가 기막힌 발명품(여기서는 Algorithm)을 고안해냈고, 그걸 정부기관(?)에서 빼앗으려고 하다가..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13~14세 어린 애들이 주연이라지만 애정 표현(?)이 전혀 없었던 점도 흥미로웠다. 역시나 미국 쪽이었으면 그리 순수(?)하게만 그리지는 않았을 듯?
It’s a mad.. 는, 그냥 코미디. 이 영화도 자막으로는 한계가 약간은 느껴졌다. 영화 내에서 중국어로 이런 저런 읽을 거리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을 더 느낄 수 있었으면 좀 더 재밌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이 영화에선, 여주인공만 보고 있어도 즐거움이 느껴졌다. 아쉽게도 지금 시점에선 이름을 확인할 수는 없네.
내년을 또 기약/기대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