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님도 일흔을 훌쩍 넘기셨고, 예전같은 과격함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아직도 현역으로서, 그것도 블루스를 하고 계신다는 데 대해, ‘존경’이라는 표현 외엔 뭐라 달리 할 말이 없다.
이 앨범을, 블루스 문외한이나, Eric Clapton 이란 존재를 모르는 이가 듣는다면, ‘이게 무슨 캐롤이냐?’라고 부정할 지도 모르겠다.
재즈 계열에선 내가 지금 손에 꼽아도 꽤 여럿이 생각날만큼 캐롤 음반이 많은데, 블루스쪽에선.. 내가 관심이 적어서 잘 모르기도 하겠지만, 아무튼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앨범 사진도 이제 할아버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재미나게 표현을 했다.

내 평생, ‘캐롤’ 음반으로 내게 가장 강렬한 충격을 준 앨범은 Manhattan Transfer 의 1992 년 작, The Christmas Album 이었다. (캐롤을 떠나서라도 그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은 정말 강렬했다.)
이젠 나이도 먹었고, 어떤 음악을 들어도 그리 강한 감동을 받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꽤나 신선한 느낌을 받게 해줬다.
1번 트랙 White Christmas 만 해도, 이게 도저히 그 노래라곤 느껴지지 않을, 완전한 Blues 편곡으로, 다른 곡들도 모두 비슷한 분위기다. Jingle Bells, Silent Night,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등도, 익히 알고 있던 그 멜로디이지만, 전혀 다른 곡들이라 해도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닐 듯 하다.
거장의 관록.
부럽네,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