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이야기: 코리아오픈 & 레이버컵

아직까지 테니스 경기를 직접 본 적은 없다. 생각해보니.. 직접 봤던 경기들은, 열 손가락에 꼽을 수도 없을 정도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아이스하키, 탁구.
정말 저게 다인가? 그나마 배구는 학생 때 본 거니 정말 수십년 됐고, 탁구도 마찬가지.
제대로 본 건 야구 밖에 없다.

뭐 그건 어쨌든.

요즘 ‘코리아 오픈’을 하고 있어서 어제 밤에도 중계를 봤다. 비가 오는 바람에 시합이 밀려서, 어제도 11시 넘어 경기가 끝이 났는데, 그 경기 끝나고도 한 경기가 더 있었다고 했다. 물론, 그 마지막 경기는 중계를 안해줬다. (왜???)

중계 자체도 문제가 많다. 이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는, 올 해 주요 테니스 경기를 거의 대부분 중계를 해줬었는데, 해설/중계진에도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해준다는게 고마웠을 뿐이었다.

다만, 코리아 오픈의 경우는 많이 아쉽다.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고, 제주도도 아닌, 부산도 아닌 서울에서 열리는 경기였는데, 왜 현장 중계를 하지 않는 걸까?? 뭔가 계약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화면 중계를 하는 게 영 맘에 들질 않았다.

해설진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물론 이건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
선수 출신 해설자들이 갖는 문제점 중 하나로, ‘어휘’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다고 할 수도 있다. 비 체육인에 비해 독서량이 (아무래도) 부족할 테니, 그에 따른 어휘 부족은 필연이라 할 수도 있다.
한국 사람들 독서량이 적다고들 하는데, 활자와는 거리를 더 두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가 있는 건 아무래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특히 축구계 해설자들은 비선수 출신이 많지 않은지.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다. 해설자 중 한 분, 어휘가 너무 유치하다. 말버릇일 수도 있겠으나, 초중등학생 정도가 쓰면 적당할 용어를 계속 써오고 있기에, 들을 때마다 거북하다. 물론, 나한테만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몇 년간 계속 듣고 있지만, 바뀐 점이 없다. 아무도 지적을 안하나보다.

중계진, 소위 말해 캐스터라고 하는 사람들도 비슷하다.
어제는, 해설자가, 선수의 어떤 기술에 대해 설명을 했다. 다른 선수에 비해 팔 각도가 어쩌고 저쩌고… 해설자의 말은 거기서 끊겼다.
그럼 당연히, 옆에 있는 ‘캐스터’라는 사람은, 그 내용에 대해 질문을 했어야 했다. 그 각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그 선수는 그런 각을 택했는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등등.

그러나 캐스터는 꿀먹은 벙어리. 아예 아무 말이 없었다.
시간이 잠시 흐르고, (내 기억으로는 다른 얘기를 조금 하다가?), 해설자가 그 내용에 대해 다시 언급을 했다. 그제서야 ‘왜’에 대한 설명을 했는데, 글쎄.. 내 생각엔, 아마도 제작진 측에서 설명에 대한 요청을 했을 듯 하다.
캐스터가 아무 생각도 없으니, 제작진에서 그러지 않았을까.. 하고 그저 막연한 추측만 해본다.

테니스란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관심이 거의 없는 종목이고, 그에 따라 해설진도, 중계진도, 연출진도 모두 ‘전문가’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으니, 중계라는 결과물도 그리 깔끔하진 못한 듯 하다. (역시나, 내 관점에서만 그럴 수도 있다.)


토요일 아침. 코리아 오픈 중계를 볼 수 있을까 하고 채널을 돌렸다. 그러다가, Star Sports 에서 테니스 중계를 해주는 걸 알게 됐다.
이건 뭘까? 그냥 투어 대횐가?? 하고 보는데..
뭔가 분위기가 좀 달랐다. 관중도 많고, 선수들도 어째 좀 활기차 보이고.

찾아보니, 이건 Laver Cup 이라고, 일종의 Dream Team(?) 대회였다. 유럽과 비유럽팀(Team Europe and Team World)으로 나누고, 각 팀당 6명씩 선수가 들어간다. 유럽팀에는 나달은 없지만, 조코비치, 페더러, 즈베레프등 강자들이 모두 몰려있다.
월드팀은 순위가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이 모여있다. 올해 출전 선수 중에 아는 이름은 없다. 어렴풋이 올해 어느 경기에선가 본, Schwartzman 만 낯이 아주 약간 익을 뿐. 이 선수는 키가 작아서 오히려 더 눈에 띈 듯도 하다.

아무튼. 이 글을 쓰는 현재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이다. Schwarzman:Goffin 경기는 조금 전에 끝이 났고, 지금은 Djokovic/Federer 가 한 조를 이뤄 Anderson/Sock 조와 복식 경기 중이다.

선수들이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건, 이 경기가 ATP 포인트에 들어가지 않는 경기이기 때문이기도 할 듯 하다. 4대 메이저 경기가 모두 끝나고, 쉬어가는 분위기로 개최되는 경기라서, All Star Game 같은 분위기랄까.
그래서 그런지, 유럽팀 감독은 ‘보리’이고, 월드팀 감독은 ‘매켄로’다. (매켄로 많이 늙었다..) 일부러 그런건지, 원래 그런건지 알 수는 없으나, 이들의 위치(직위?)는 영어로는 ‘Captain’ 이라고 돼 있다. GM 도 아니고, Head Coach 도 아니고, 그냥 캡틴.

아무튼, 재미나네.

안녕하세요. 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