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분실.. 세상엔 개새끼들이 많음을 다시 한번 느끼다.

더워서 그랬을 거다.
평생 살면서 카드 잃어버린 적이 없었는데.
술을 그렇게 펑펑 마시고 다닐 때도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저 덥고, 좀 오래 이동을 해서 그랬으리라..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켜보자.

최근엔 교통/신용카드를 사용해본 적이 별로 없다.
전화기 PayCo 를 쓰고나서부턴 굳이 지갑에 있는 신용카드를 써 본적이 별로 없다.
그도 그런게, 지갑안에 교통 기능되는 카드가 2장이기에, 지갑째로 사용할 수가 없어서 반드시 한 장만을 꺼내야만 했기에, 그게 은근히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전화기가 수명을 다한 듯 하다. 반나절을 겨우 넘길까 말까.
꽉 채워 충전한 다음, 1시간쯤 이동하면서 슬쩍 슬쩍 뭔가 보는 듯 하면, 어느새 40%. 곧이어 20%.
배터리 부분을 살펴봐도, 특정 프로그램이 과다하게 전력을 소모하고 있지는 않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어제는 신용카드로 지하철/버스를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하차한 시각은 대략 오후 4시 30여분쯤.
여기서 신용카드를 지갑에 제대로 넣지 않았다. 그냥 주머니에 구겨 넣었는데, 넣으면서도, ‘이거 잘 버티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슬픈 예감이다.)
그리고 목적지로 가서 일을 보고, 휴대폰 배터리를 갈아끼우고, 이번엔 전화기로 지하철을 탔다.

목적지에 도착한 건 대략 6시가 좀 넘어.
저녁을 먹어야겠기에, 그것도 갑자기 짬뽕이 당겨서 안국동 근처를 슬쩍 돌아봤는데, 이 근처엔 중국집이 없나보다.
결국 저녁은 해결하지 못하고, 오랜만에 국립현대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 바로 앞에 ‘자원방래’라는 중국집이 있긴 하던데, 어째 혼자 들어갈 분위기는 아니기에, 그냥 미술관으로 향했다.

몰랐는데, 금요일(주말 내내인가?) 저녁엔 야간 관람(~21:00)과 더불어, 입장료가 무료다.
이런.. 미술관 관람기가 아니었지.

여기서 중국집을 쉽게 찾았으면, 카드가 없단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을텐데.
(이 얘기가 하고 싶었다. 그랬다면 적어도 분실하고 1시간 이내에 신고가 가능했을텐데..)


미술관은 재미있었다.
혼자온 아저씨는 아마도 나 혼자였던 듯.
대부분 연인들, 친구들 사이인 듯 보였는데, 남성보단 여성이 월등히 많아 보였다.
박물관, 미술관에 가면 대부분 이렇다.
남성들은 어디가서 뭣들하고 계시나..?


8시쯤 미술관을 나왔다.
안국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도 되지만, 배가 고팠기에, 경복궁역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쪽에 요즘 인기있는 뭔 시장도 있단 얘길 듣기도 했고, 아무래도 그 쪽으로 가면 뭔가 있지 않을까..
이 더위에, 아무리 해가 졌다고는 해도 거기까지 뭐하러 갔어..
그냥 집으로 갔다면.. (지갑을 좀 더 일찍 열지 않았을까?)

경복궁쪽에서도 나를 받아줄 곳은 없었다. 지금 지도를 보니 시장(통인시장)은 훨씬 더 자하문쪽으로 들어가야 하는구만..
이 동넨 죄다 술집 뿐. 혼자 밥먹을 나같은 놈이 비빌 곳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거 저거 다 포기하고, 편의점엘 들어갔다.
드디어 지갑을 열었는데, 한 구석이 허전하다.
아까 카드를 대충 집어 넣었던 게 생각이 났다.

앞 뒤 주머니를 모두 뒤지고, 가방까지 털었다.
없었다.

서둘러 전화기를 확인했다.
다행히, 아직 승인 문자가 온 건 없다. 왔다면 알았겠지.
생각보다 짜증은 안났다. 아마 더위에 의한 짜증이 카드를 잃어버린 짜증보다 컸나 보다.
사실, 카드는 분실신고만 제 때 한다면 그렇게 화가 날 일은 없다. 자동이체 등등을 바꿔줘야 하는 귀찮음은 있으나, 전화기 잃어버린 것만 할까. 암호화라도 하고 다니면 모를까~
암호화는 커녕, 시작 시 비밀번호도 걸어놓지 않고 쓰는 나로선 그게 더 엄청난 타격이 된다.

그래서, 적어도 아직까진, (기억하기 싫은 그 때 두 번빼곤..), 전화기를 잃어버린 일은 없다.
더욱이 맨 정신에선.

아무튼, 정확히 8:28 에 분실신고를 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9:30분에 문자가 왔다.
(주)상승 (?? 뭐하는 데야 이건..)이란 곳에서 결제 시도가 있었으나, 분실카드로 거절됐다는 문자.

참, 세상에 개새끼들은 많고도 많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아침. 즉, 어제의 다음 날. 씨유 종로 사직공원점에서 또 다시 시도가 있었다. 아마도 첫번째 개가 쓰고 버린 걸, 두번째 개가 주워서 쓴 모양이다.
그럼 도대체 내가 어디서 카드를 흘린 건가… (주)상승이란데가 어딘지 알면 좀 더 확실해지겠지만, 뭐 굳이 그걸 알 필요있나.

아무튼, 저런 개새끼들한테 멍청하게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리는 수밖에.
남의 카드를 주웠으면 신고를 하든가, 아니면 차라리 훼손하여 버리고 말지, 그걸 쓰려는 생각을 할까.
그게 범죄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나..?

Author: 아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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